특별법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
‘상업적 합리성’ 구체적으로 규정
원금·이자 회수 가능한 곳에 투자
충족 못해도 필요성 있다면 검토
전담기구 전략투자公 18일 출범
자본금 2조로 20년간 운영키로
나란히 국무회의 입장. 김민석 국무총리(왼쪽)와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운데)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 함께 입장하고 있다. 한 후보자는 이날 회의에서 “모든 국민과 지역, 기업들이 함께 혁신하고 도약하는 K이니셔티브의 시대를 열어가는 데 제 모든 경험과 역량을 (쏟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미국과 합의한 2000억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와 관련해 ‘원금과 이자를 모두 회수할 수 있는 사업’만 투자대상으로 삼는다는 원칙을 마련했다. 대규모 대미투자의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제도적 기반은 갖춰졌지만 첫 투자사업 선정은 상업적 합리성 검증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다음 달 이후에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미전략투자공사 18일 출범
9일 국무회의에서는 이 같은 내용의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안’이 의결됐다. 시행령은 오는 18일 시행되는 한미전략투자특별법의 위임사항을 구체화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대미투자 사업의 핵심 판단기준인 ‘상업적 합리성’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점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상업적 합리성은 개별 투자사업의 예상 존속기간 한국으로 귀속되는 총예상수입이 해당 투자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충당할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투자 원리금 산정 시 적용되는 이자율은 투자 시점의 2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한미 협의를 통해 정한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된다.
대미투자 사업 선정 절차도 구체화했다.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사업관리위원회는 개별 사업 추진 여부를 운영위원회에 상정할 때 상업적 합리성 검토 결과와 예상 수입, 법적·전략적 고려사항, 미국 정부 지원 내용 등을 종합 보고해야 한다. 수익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업의 경우에도 국가안보, 공급망 안정성 등 정책적 필요성을 별도로 검토해 보고하도록 했다.
특별법에 따라 설립되는 한미전략투자공사의 운영 틀도 마련됐다. 공사는 설립 등기일부터 20년간 운영되며 법정 자본금은 2조원 규모다. 정부는 자본금을 연차적으로 현금 출자할 계획이다. 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투자공사(KIC),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더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에도 일부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특별법 시행일인 18일에 맞춰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즉시 출범시키고 전략적 투자 합의 이행을 위한 제도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미투자 1호는 미정
관심은 자연스럽게 첫 투자 프로젝트로 쏠린다. 그러나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출범해도 실제 사업 선정은 상업적 합리성 검토와 운영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당장 윤곽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두고 미국이 한국을 뜯어먹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 논의는 훨씬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시한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 합리성 분석이 끝나야 가능한 만큼 6월 중 확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이 오하이오 가스발전소 등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먼저 구체화한 만큼 한국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미국 루이지애나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사업은 건설비 상승과 고금리, 장기 수요 불확실성 등으로 수익성 검증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반면 원전과 조선 분야는 유력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소형모듈원전(SMR) 투자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조선 분야 역시 유력한 후보군이다.
미국이 자국 조선업 재건을 핵심 산업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생산성 향상과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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