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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IT인재 등용문 LG… 1600㎞ 날아온 공대생 등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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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R&D 법인서 매년 개최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드림코드’

개발자 발굴하고 채용 연계까지

“코딩 넘어 업무 체험 기회” 호평

내년 AI 활용 역량 평가 도입도

24일 베트남 하노이 LG전자 연구·개발(R&D) 법인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LG 드림코드 2026’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본선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 LG전자 베트남 R&D법인 제공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LG를 막연히 글로벌 가전기업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대회를 통해 LG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최신 기술을 선도하는 진짜 글로벌 기업이라는 걸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24일 베트남 하노이 LG전자 연구·개발(R&D) 법인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LG 드림코드 2026’에서 우승한 하노이과학기술대(HUST) 컴퓨터공학과 4학년 레득안부 씨의 말이다. 그는 2024년 처음 대회에 참가한 이후 지난해 결선 진출에 이어 마침내 세 번째 도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부 씨는 “LG 드림코드는 단순 알고리즘 대회가 아니라 실제 개발 환경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매년 개최하는 LG드림코드 경진대회는 단순 코딩 대회가 아니다.

현지 우수 개발자를 발굴하고 채용까지 연계하는 ‘글로벌 인재 플랫폼’으로 이미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LG전자는 이를통해 베트남 내 우수 IT 인재를 확보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로 베트남 R&D 거점 설립 10주년을 맞은 LG전자는 최근 현지 조직 역할도 그룹 내에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웹OS와 AI 기반 UP가전 플랫폼 개발까지 맡으며 그룹 내 핵심 개발 거점으로 성장했다.

■”단순한 코딩 대회 아니야”…베트남 명문 공대생들 몰려

LG전자 베트남 R&D법인에 따르면 올해 드림코드에는 하노이·다낭 지역에서 총 667명(하노이 373명·다낭 294명)이 참여했다. 온라인 예선을 거쳐 지역별 약 30명씩 본선 진출자가 선발됐다. 참가자 상당수는 하노이과학기술대(HUST), FPT대, 우정통신기술대학(PTIT), 베트남국립대 공과계열(UET) 등 현지 명문 공과대학 출신이다. 김상엽 LG전자 개발주재원은 “LG 그룹에서 진행하는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와 동일한 수준의 난도로 문제를 구성했다”며 “실제로 현업의 개발 역량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 또한 실무에 초점이 맞춰진 경진대회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하노이 본선 진출자 30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 참가자인 린씨는 하노이에서 약 1600㎞ 떨어진 국립호찌민대에 재학 중이다. 약학을 전공했으나, 글로벌 IT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다시 정보공학 전공에 재입학했다고 했다. 린씨는 “드림코드의 도전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며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다”며 “앞으로 글로벌 IT 기업에서 일할 때 큰 도움이 될 경험”이라고 말했다.

LG전자 베트남 R&D법인은 드림코드를 단순 행사 차원이 아닌 장기 인재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드림코드 입상자들은 상금과 함께 LG 채용 지원때 우대와 가점을 받는다.

위성윤 LG전자 베트남 R&D법인장(상무)은 “2024년과 2025년에도 드림코드 참가자 중 두 자릿수 규모 인재들이 실제 베트남 R&D 법인에 입사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우수한 IT 인재풀을 기반으로 LG전자 베트남 R&D의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드림코드 행사가 LG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민규 LG전자 베트남 R&D법인 관리담당은 “LG전자가 어떤 회사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며 “학생들이 드림코드 행사 지원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LG를 검색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베트남 R&D법인은 내년부터 드림코드 행사 운영 방식도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기존 알고리즘·코딩 문제 해결 중심 평가에서 나아가 AI 활용 역량까지 평가 요소에 포함하는 방향이다.

■LG그룹 코딩 인증 합격자 60%가 베트남 법인 출신

LG전자 베트남 R&D 조직은 2016년 판매법인 산하 약 30명 규모로 출발, 현재는 독립 법인으로 약 1250명 수준으로 몸집을 키웠다. 하노이에 약 850명, 다낭에 약 400명의 개발 인력이 근무 중이며 중장기적으로는 1300명 이상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LG전자는 하노이·다낭·하이퐁에서 텔레매틱스,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차량용 계기판 등 전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웹OS 플랫폼과 AI 기반 UP가전 플랫폼 개발까지 맡으며 역할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베트남 R&D 조직은 최근 LG그룹 내부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23년 그룹 내 해킹대회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하반기 ‘코딩 엑스퍼트’ 인증시험에서는 전체 합격자 27명 가운데 17명이 베트남 R&D 법인 소속이었다.

위 법인장은 “베트남은 이미 글로벌 수준의 프로그래밍 인재풀이 형성된 시장”이라며 “베트남을 핵심 글로벌 R&D 거점으로 지속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