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의 제언
닛케이포럼서 ‘경제공동체’ 구체화
“전략 분야 비용 낮추고 동력 확보
정부 간 추진TF·상설조직 필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9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아시아의 미래’ 한일 특별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9일 한일 양국 정부와 정치권, 재계가 참여하는 ‘빅텐트’형 상설 협력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정치·역사 문제에 따른 불확실성에 흔들리지 않는 협력 기반을 만들어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제도화하자는 취지다. 에너지·전력·인공지능(AI) 인프라 등 전략 분야에서 공동 투자와 공동 활용체계를 구축해 비용을 낮추고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추진할 정부 간 태스크포스(TF)와 상설조직 설치 필요성도 제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제31회 닛케이포럼 ‘아시아의 미래’ 한일 특별세션에서 한일 협력의 전략적 목표는 “성장과 비용 절감”이라며 “에너지와 전력, AI 인프라, 헬스케어 등 비용 구조를 낮추고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는 공동 구매와 비축, 핵심광물 확보 등 협력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에너지 비용이 떨어져야 사회 전반의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이제 에너지는 안보 문제이기도 하다”며 “공동안보 차원에서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확산에 따른 전력 문제도 핵심 협력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훨씬 많은 전력을 생산해야 하지만 전기화 사회로 전환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양국이 공동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면 비용을 10~20% 줄일 수 있고, 이는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 같은 협력을 실행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빅텐트’형 협력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도 상당한 규모의 교류가 이뤄지고 있지만 집중화돼 있지 않다”며 “정부와 정치권, 민간이 모두 참여해 협력의제를 논의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빅텐트 형태의 조직이 만들어지면 예상치 못한 변수나 갈등도 극복할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양국 정부를 향해 “어떤 분야를 협력할지 논의할 TF를 만들고 이를 정책으로 연결할 상설조직도 필요하다”며 “정부가 자원을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치권도 단순교류를 넘어 협력과제를 제도화해야 한다며 금융제도 차이로 공동 펀드 운용에도 어려움이 있는 만큼 특별법 등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그는 민간 차원에서도 “양국에 수많은 협력 프로그램이 있지만 흩어져 있다”며 “교류 현황을 공유하고 연구 성과를 축적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는 “공급망과 에너지, AI 분야에서 한일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양국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수도권 집중과 고령화 문제 해결에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도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은 세계적 격변기 속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95년부터 개최해온 닛케이포럼 ‘아시아의 미래’에서 한일 특별세션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양국 정·재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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