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2일부터 하루 평균 8200억
코스피 꺾이자 폭발적으로 늘어
상쇄하려면 수급 늘어야 하지만
반도체주 불안 속 금리인상 우려
투자심리 회복 당장은 어려울듯
프로그램 매매의 증시 영향력이 확대된 상황에 이달 ‘조 단위’에 이르는 매도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낙폭을 키우고 있다. 매도물량 상쇄 방법으로 ‘수급 회복’이 지목되지만, 아직 뚜렷한 반등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현재를 ‘치유 과정’으로 보며 금리 인상 여부, 반도체주 안정 등을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낙폭 키운 ‘프로그램’…코스피 고점 이후 ’36조 폭탄’
25일 코스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조 단위의 프로그램 매매 순매도가 일어날 때 코스피 낙폭이 확대됐다. 5.8%의 낙폭으로 가장 크게 하락한 지난 19일 프로그램 매매 순매도 금액은 3조5626억원으로 이달 중 가장 큰 금액을 기록했다.
2조원대 순매도가 이뤄진 지난 3일(2조2847억원), 6일(2조1256억원), 24일(2조9399억원)에도 코스피는 각각 5.12%, 4.58%, 3.12% 급락했다. 1조702억원 순매도가 진행된 지난 18일 역시 1.55% 하락 마감했다.
프로그램 매물은 코스피가 고점을 찍은 직후 상승세가 꺾인 지난 6월 22일부터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 6월 22일부터 전날까지의 프로그램 순매도만 36조945억원에 달한다. 일평균 8203억원 수준으로, 연초부터 6월 19일까지 일평균인 7449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6월 22일 2조5499억원, 23일 4조6783억원, 29일 4조8122억원, 30일 2조7085억원의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달에도 전체 거래일 22일 중 9거래일 동안 조 단위의 순매도가 진행됐다. 특히 코스피가 10.84% 하락한 지난달 28일엔 2조5982억원에 달하는 매물이 출회되기도 했다.
이처럼 프로그램 ‘매도 폭탄’이 나오고 있지만 이를 받아줄 증시자금은 조정 국면 이후 대거 줄어들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23일 136조8314억원에서 전날 103조137억원으로 두달 만에 33조원 넘게 급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급락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크게 손실을 입은 뒤 현재는 거래에 상당히 위축된 상태”라며 “상반기 시장을 주도했던 리테일 자금이 크게 타격을 입었고, 현재는 ‘주가가 올라오면 팔겠다’는 대기 매물도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심리 회복, 당장은 어렵다”
수급 회복이 증시 정상화의 열쇠로 주목되고 있지만, 당분간 이전 수준으로의 반등은 어렵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반도체주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훼손된 가운데 금리 인상 우려로 매크로(거시경제) 악재까지 겹쳤지만 당장 이를 상쇄할 재료가 부재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레버리지가 줄어든 디레버리징이 진행된 동시에 급락 충격이 발생하며 투자자들의 거래가 위축됐고, 그 결과 이달 전체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라며 “다음 달부터 거래대금이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상반기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단기적으로 주주환원이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부담으로 거론된다.
이 연구원은 “최근 대형주를 중심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외국인 매도 규모가 크게 잡힐 수도 있다”며 “외국인 매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급 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다만 현재 투자심리 회복 단계에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통화정책 및 글로벌 반도체주 안정 여부에 따라 수급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현재 시장의 가장 큰 부담은 금리”라며 “수급 회복을 위해선 현재의 상처가 회복되고, 금리 및 반도체주 모멘텀이 안정화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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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