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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찢은 맥주병 파편’..보험금 앞에 ‘실수’로 둔갑했다 [거짓을 청구하다]

A씨가 던져 깨진 맥주병 파편에 C씨 다쳐

A씨는 C씨에게 ‘과실’로 맞추자 종용

결국 실제 사고 내용과 다른 신고 접수

“과실의 의한 것” 주장했으나 1·2심 모두 “유죄”

챗GPT 생성이미지

[파이낸셜뉴스] 그날 그 술집은 아비규환이었다.

유독 A씨의 술기운이 빨리 올라왔다. 만취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일행과 얘기하던 도중 언성이 높아지는 때가 잦았다.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있던 다른 남성 B씨는 그 소리가 영 거슬렸다. 몇 차례 참던 그는 끝내 조용히 해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하지만 그 순간 A씨가 잡고 있던 무언가가 끊겼다. 화낼 재료가 필요했는데, 적절한 명분이 공급됐던 것이다.

맥주병 파편에 눈 상해

A씨는 테이블을 두 손으로 쾅 치며 일어나 B씨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초점은 분명하지 않았지만 독기 가득한 눈으로 쏘아보면 비속어를 쏟아냈다. 평화를 원했지만 언제까지고 참을 순 없었던 B씨도 일어나 맞받았다.

A씨는 말이 통하는 상태가 아니었다. 본인의 분노가 다시 분노를 일으키는 촉매가 되며 결국 폭발했다. 테이블에 놓여있던

맥주병을 순식간에 집어 들어 방향을 특정하지 않고 던졌다

. 맥주병은 엉뚱하게도 A씨도, B씨도 아닌 좀 떨어져있던 C씨 일행이 있던 곳으로 날아갔다.

C씨가 정통으로 맞진 않았지만

바닥에 부딪혀 깨지면서 그 파편이 C씨 오른쪽 눈으로 튀었다

. 다행히 안구를 다치진 않았지만 눈가가 찢어지며 피가 흘렀다.

A씨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또 그 순간 동시에 어떤 아이디어가 머리를 스쳤다. A씨는 갑자기 온순한 양이 됐다. 피해 배상금이 왕창 나갈 걱정 때문이었다.

C씨에게 재빨리 다가가 상태를 물은 뒤 제안을 했다. 자신이 들어놓은 보험이 있으니 이걸로 처리를 하겠다고 했다.

“단순한 과장 아니다”

A씨와 C씨는 그 다음날 아침부터 만났다. C씨는 치료를 받아야 했고, A씨는 나가는 돈을 막아야했다.

A씨는 “보험이 있긴 한데, 의도적 폭력에 의한 상해는 보장이 안 된다”며 “사고로 꾸며야 치료비 보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C씨는 처음엔 이해하지 못 했지만, 돈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해 이내 알겠다고 했다.

결국 두 남자는 ‘A씨가 테이블에서 일어나는 과정에서 옷에 맥주병이 걸리면서 병이 바닥에 떨어져 깨졌고, 그 옆에서 신발 끈을 묶기 위해 자세를 낮추고 있던 C씨 눈으로 파편이 튀었다’는 시나리오를 함께 만들었다.

A씨는 보험사에 이 같은 내용으로 신고를 접수했으나 보험사는 기재된 정황 설명이 의아해 추가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신고 내용과 다른 사실 관계를 포착했고 수사기관까지 나서게 됐다.

이들 피고인 측은 “보험사고의 원인, 내용을 실제와 다르게 기재하긴 했으나 사고와 보험금 청구는 모두 A씨 과실에 의한 것으로서 보험금의 지급 여부나 범위, 구상권 행상 여부 등이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단순히 사고의 경위를 과장한 것이 아니라

보험사고 원인 내지 그 내용을 허위로 기재했고 이는 보험금 지급 여부 및 범위, 구상권 행사 여부 및 그 범위 등을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

“이라고 지적하며 유죄를 인정했다.

2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 측 항소를 기각하며 “실제 사고와 보험금 청구서에 기재한 사고는 발행 원인에 관한 책임 소재, 과실비율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실제 사고대로라면 지급받을 수 없었던 보험금까지 지급받기 위해 보험사고 발생, 원인 등을 허위 기재했던 이상 보험사기 행위를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거짓을 청구하다]

는 보험사기로 드러난 사건들을 파헤칩니다. 금욕에 눈멀어 생명을 해치고

‘거짓을 청구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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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