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축소로 수익 부담
가계·기업대출 연체율도 상승
증시 조정에 비이자이익 둔화
하반기 실적 증가세 둔화 우려
5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13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지만 하반기에는 실적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예대금리차 축소로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고 기업대출을 확대한 상황에서 건전성 부담도 커지고 있다. 상반기 실적을 견인한 비이자이익 증가세도 주가 하락 여파로 둔화할 수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 평균(정책서민금융 제외)은 지난달 기준 1.30%p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51%p와 비교하면 0.21%p 축소된 것이다.
예대금리차 축소는 은행 신규 대출의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시장금리에 선반영되면서 대출금리는 먼저 올랐지만 예금금리 조정은 상대적으로 더뎠다. 그러나 수신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5대 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는 5월 2.87%에서 6월 3.02%로 0.15%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금리는 4.25%에서 4.31%로 0.06%p 오르는 데 그쳤다. 예금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수신금리 인상분이 대출금리에 반영되기 전까지 예대금리차가 더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 예대금리차 축소세가 이어지면 금융지주 이익의 가장 큰 축인 이자이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6조5469억원으로 비이자이익(10조9032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은행의 건전성 부담도 커지고 있다. 5대 은행의 2·4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 단순 평균은 0.33%로 지난해 말 0.30%, 지난 1·4분기 말 0.32%에 이어 상승했다. 2016년 1·4분기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도 평균 0.58%로 전분기보다 0.01%p 올랐다. 고금리 지속과 내수 부진으로 차주의 상환 여력이 약화된 영향이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가계대출을 크게 늘리기 어려워진 은행들이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기업대출을 확대해 왔다는 점도 건전성 부담을 키울 수 있다. 기업대출 익스포저가 커진 상황에서 중동 전쟁 장기화로 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격 흡수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먼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의 상환 여력이 더 약화하면 연체율과 부실채권이 늘어 은행의 충당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이자이익 증가세도 둔화할 수 있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19일 장중 9385.59까지 오른 뒤 이달 들어 40% 이상 하락하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조정이 장기화하면 운용자산 감소와 금융상품 판매 위축, 평가손익 악화가 나타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하반기 실적은 대출금리 재산정 효과가 수신금리 상승을 얼마나 상쇄할지와 대출 성장률, 연체율과 충당금 규모, 증시 조정의 지속 기간에 따라 갈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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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