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사흘째 내리막길 반등 실패
1000원 미만 6월말보다 9.4%↑
시총 기준 미달社 341→349곳
최근 한 달 관리종목 지정 13곳
중소형사 구조조정 압박 경고음
증시 급락으로 주가 1000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가 늘고 있다.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된 이후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도 증가하면서 저가·저시총 상장사를 중심으로 상장유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상장사는 총 221곳으로 집계됐다. 6월 말(202곳)보다 19곳(9.4%) 증가한 규모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는 46곳에서 50곳으로 4곳 늘었고, 코스닥은 156곳에서 171곳으로 15곳 증가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도 증가했다.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300억원 미만 기업은 105곳에서 108곳으로, 코스닥에서 200억원 미만 기업은 236곳에서 241곳으로 각각 늘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은 341곳에서 349곳으로 증가하며 상장유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기업들의 부담도 커졌다.
이달 시행된 상장폐지 제도 강화와 증시 조정이 이어지면서 퇴출 사정권에 들어선 상장사가 늘고 있는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장사가 30거래일 연속 주가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이상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시가총액 기준도 이달부터 코스피는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코스닥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됐으며 내년 1월에는 각각 500억원과 300억원으로 한 차례 더 강화된다.
실제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 3곳과 코스닥시장 10곳 등 총 13개사가 시가총액 미달을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강화된 상장유지 기준이 본격 적용되면서 주가뿐 아니라 시가총액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최근과 같은 급락장이 이어질 경우 저가·저시총 기업의 상장유지 부담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일정 기간 연속으로 주가와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해야 해 일시적 반등만으로는 상장폐지 위험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도 개편으로 상장유지 요건이 한층 강화된 만큼 주가와 시가총액 기준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며 “특히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형 상장사들은 구조조정 압박이 이전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제도 강화의 실효성은 부실기업과 일시적인 시장 충격을 받은 기업을 얼마나 정교하게 구분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실기업을 적기에 퇴출해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최근과 같은 급락장에서는 기업의 펀더멘털보다 수급과 투자심리가 주가와 시가총액을 더 크게 좌우할 수 있어서다.
일시적인 시장 충격으로 주가와 시가총액이 훼손된 기업까지 퇴출 압박을 받을 경우 소액주주 피해와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획일적인 기준 적용보다는 개별 기업의 재무상태와 회생 가능성, 시장 상황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부실기업을 적기에 퇴출해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다만 시장 전체가 급락한 상황에서는 일시적 수급악화와 기업의 구조적인 부실을 구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교하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9.68p(1.23%) 하락한 5593.5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5.54% 오른 5976.82까지 올랐으나 상승폭을 반납한 뒤 하락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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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