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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믿고 샀는데"…외국인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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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119조원 팔고도 시총 기준 보유 비중 상승

개인은 72조원 순매수…코스피 8000 떠받쳤다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78.82p(5.54%) 내린 8160.59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529.7원)보다 9.4원 오른 1539.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엇갈린 행보가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100조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개인은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며 시장을 떠받쳤다. 외국인 매도에도 시가총액 기준 보유 비율은 오히려 상승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시장 주도권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9조5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72조7507억원, 기관은 32조4308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이 외국인 매물을 대부분 받아내며 코스피 상승을 지지한 셈이다.

특히 개인의 매수 속도는 2020년 ‘동학개미 운동’ 당시보다 빨랐다. 개인은 2020~2021년 약 113조원을 순매수했는데 올해는 6개월여 만에 70조원이 넘는 자금을 국내 증시에 투입했다.

다만 투자 성과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한발 앞섰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승장을 주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수하고 높은 가격에 매도한 반면 개인은 상승 과정에서 추격 매수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외국인이 119조원 넘게 순매도했음에도 외국인의 국내 증시 시총 비중은 오히려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는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외국인이 주식을 팔았더라도 보유 중인 핵심 종목의 주가 상승 폭이 더 컸기 때문에 전체 시장 기준 외국인 점유율은 오히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보유 비중은 현재 39%로 오히려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 순매도는 국내 증시를 떠나는 움직임이라기보다 주도주 급등에 따른 리밸런싱 차원의 매물 출회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는 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통상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다. 실제 올해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의 금리 차 축소와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1500원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가장 설득력 있는 요인 중 하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 매도”라며 “5월 중순 이후 외국인 매도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 조정에도 주도 상승장의 큰 흐름은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주 조정은 인공지능(AI) 사이클 둔화가 아니라 과열에 따른 단기 노이즈와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며 “반도체 수출 증가와 실적 개선 흐름을 고려하면 향후 이익 전망 상향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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