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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내수도 키울 것"···문제는 수혜의 ‘양극화’

GDI-GDP 증가율 격차 역대 최대

메모리가격 상승세로 지속 커질 전망

이는 소비, 투자 등 내수 활성화에 기여

문제는 수혜의 고소득·고자산층 집중

반도체 성과, 소부장 및 제조업으로 퍼져야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수출이 주도하는 수출물가 상승이 교역조건을 개선해 국내총소득(GDI)을 지속해서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소비 여력을 키워 내수 활성화를 지지할 것이지만, 그 수혜가 일부 산업이나 계층에 편중된 점은 파급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BOK 이슈노트 ‘이번 교역조건 개선은 왜 다른가: 반도체 경기 호조의 실물경제 파급영향’. 한국은행 제공

“역대급 GDI, 지속 커질 것”

19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이번 교역조건 개선을 왜 다른가: 반도체 경기 호조의 실물경제 파급영향’에는 GDI가 국내총생산(GDP) 증가세를 크게 웃도는 흐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담겼다. 반도체 메모리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다애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과장은 “인공지능(AI) 확산에 기반한 추세적 수요확대와 반도체 공급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기적 측면의 초과수요가 맞물리며 반도체 가격 강세를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이어 “그간 중동 사태로 크게 올랐던 국제유가가 긴장 완화로 하락 추세를 보인 것으로 예상돼 수출·수입 물가 모두 교역조건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그 흐름은 시작됐다. 지난 1·4분기 중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했는데, GDI는 13.2% 불어났다. 두 지표 간 격차(9.4%p)는 관련 통계가 편제된 1960년 이후 최대다. 물량 측면에서 반도체 수출 확대는 전자를, 메모리가격 상승은 교역조건을 개선해 후자를 끌어올렸다.

김 과장은 “교역조건 개선 시 수입품에 대한 실질구매력이 높아지고 수출기업 이익은 늘어난다”며 “이는 임금·자산소득, 투자자금으로 배분되는 경로를 거쳐 소비와 투자·고용으로 파급될 수 있다”고 짚었다.

과거 교역조건 개선 때와는 양상이 다르다. 앞서 2000년대 이후 있었던 2009년, 2015~2016년, 2000년 등 세 차례 시기엔 경제위기, 원유공급 과잉으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이 주요 원인이었다. 즉 수입물가 하락이 주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물가 상승이 주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지난 1·4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가격이 92.5% 뛰면서 수출물가 상승분의 73.4%만큼 기여했다.

BOK 이슈노트 ‘이번 교역조건 개선은 왜 다른가: 반도체 경기 호조의 실물경제 파급영향’. 한국은행 제공

반도체 수혜, 고소득·고자산층에 귀속

이 같은 소득 여력 확대는 임금 상승 같은 소득 경로, 주가 상승 등 자산가격 경로 등을 통해 소비 개선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기술(IT) 중심의 임금 상승세가 가계 소득 기반을 받치고, IT 기업 실적 호조로 인한 가파른 주가 상승세는 자산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란 뜻이다. 실제 지난해 가계가 주식을 통해 거둔 자본이득은 400조원 이상으로 총처분가능소득(1508조원)의 약 4분의 1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수혜가 한계소비성향과 자산효과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고소득·고자산층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임금 상승 영향권에 있는 IT 제조업 종사자수 비중은 지난 4월 기준 2.6%에 그친다. 주식 자본이득 역시 상당 부분 고자산층에 귀착되는데, 이들의 자산효과 크기(4~5분위, 0.01)는 하위 계층(1~2분위, 0.14) 대비 현저히 떨어진다.

투자의 경우 반도체 기업 실적 확대를 기반으로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주요 예측기관들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자본지출이 지난해 75조원에서 올해 120조원, 내년 150원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때도 걸림돌은 K자형 성장이다. IT를 제외한 여타 부문 투자는 지금까지의 업황 부진과 누적된 고유가 층격 등에 따른 비용 상승 부담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김 과장은 “수혜가 일부 산업·계층에 편중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시경제적 성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중장기 성장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며 “반도체 산업 성과가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은 물론 여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부문 간 연계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