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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도길-도담삼봉 ‘느림보강물길’ 걷기…대한민국 녹색 쉼표 ‘단양丹陽’

‘선인교仙人橋 아래로 내리는 물이 자하동으로 흘러드니 오백년 화려했던 고려 왕조가 물소리 뿐이로구나 아이야 고려가 흥하고 망한 것을 물어서 무엇하리오’ 삼봉 ‘정도전(1342~98)’의 ‘선인교 나린 물’이라는 시조 한편이 있다. 이 시비는 대한민국 녹색 쉼표라는 충청북도 단양군 도담삼봉 앞 삼봉 선생의 흉상과 함께 세워져 있다. 조선 개국의 일등공신인 삼봉의 마음을 담은 시라는 생각이 든다.

단양군은 강원도 영월과 경상북도 영주, 문경 등과 경계를 하는 작은 군이다. 소백산과 남한강 등 산수가 화려한 단양은 관광자원이 풍부한 고장이다. 단양읍을 관통하여 흐르는 남한강을 이곳 사람들은 단양강이라 부르고 있다. 단양강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어 있으며 훌륭한 관광자원을 활용한 관광도시다. 남한강을 중심으로 걷기 좋은 길 ‘느림보강물길’이 조성되어 있다. 푸른 물결이 비단같이 흐르는 강가를 천천히 힐링하며 걸을 수 있는 물길을 따라 걷는 답사다.

단양 느림보강물길은 도보 여행길로 총 5개(삼봉길, 석문길, 금굴길, 상상의 거리, 수양개역사문화길) 구간으로 약 18km다. 소백산에서 시작된 강물길을 따라 쉬엄쉬업 걸을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이 길은 풍류와 낭만이 있는 길이다. 수려한 남한강의 아름다움과 역사와 문화가 있는 길이다. 특히 ‘단양잔도길(1.2km)’은 이름 만큼이나 인기가 있는 명소다. 오늘 답사길은 수양개선사박물관을 시작으로 이끼터널 – 잔도길 – 장미터널 – 구경시장 – 도담삼봉까지 16km 거리다.

단양 느림보강물길 들머리는 단양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지하 1층, 지상 2층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398호)’ 앞이다. 선사유물전시관은 1983년 충주댐 수몰지구에 있던 문화유적과 유물 등을 발굴, 정리,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전시관은 2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아쉽다. 자료에 의하면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 등은 세계적인 구석기 유적지로 손꼽히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전시관주차장에서 남한강을 따라 이끼터널로 향한다.

남한강변 낮은 동산을 따라 걷다 보면 길 양옆에 웅벽의 터널길이 있다. 일명 ‘이끼터널’이다. 콘크리트 웅벽에는 푸른 이끼가 수를 놓고 있는데 일품이다. 초록이끼가 가득한 이곳에서 연인이 손을 맞잡고 거닐면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아름다운 전설 얘기가 있다. 사랑의 서약을 남기라고 한다. 차량이 다니는 이끼터널을 지나면 ‘애곡터널’이 있다. 진짜 터널로 일제 강점기에 철도로 사용되었다가 1942년 중앙선 신설로 폐선된 터널이다. 터널 주변에 5만 송이 LED 튤립이 설치된 비밀의 정원이다. 밤이 멋진 터널이다. 

‘애곡터널’ 입구에는 어머니의 흉상과 전설 같은 증도리(시루섬)의 기적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시루섬’ 이야기는 방송에 나온 적이 있다. 시루섬은 평소에는 육지였다가 물이 불어나면 섬이 된다. 1972년 8월 19일 태풍 베티로 남한강이 범람하여 시루섬은 잠기게 되었다. 범람한 강물로 마을이 고립되자 마을 사람 198명은 지름 5m 높이 6m의 물탱크위에 올라가 14시간을 버티었다는 기적같은 이야기다. 훗날 사람들은 시루섬의 '물탱크 기적'이라고 한다. 물탱크 위에 많은 사람이 콩나물처럼 버티며 기적을 이루었는데 한 아기는 압박으로 숨진 사건을 소개하고 있다. 아기를 잃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애곡터널을 넘어 산모퉁이를 돌아서면 단양의 명물 ‘만천하스카이워크’가 단양읍내를 내려다보면서 우뚝 솟아 있다. 금수산 자락의 기풍 있고 위엄이 있어 보이는 스카이워크다. 스카이워크 아래 계곡에는 경사도가 심한 짚라인이 있다. 남한강 수변을 따라 단양읍내로 향하는 잔도길이 설치되어 있다. 잔도길은 깎아 지른 절벽(5~7m)에 사람이 오고 갈 수 있도록 조성된 길이다. 잔도길은 늘 많은 인파로 붐빈다. 어느 구간은 바닥에 투명한 유리판을 설치하여 긴장감을 높이기도 한다. 허공에 매달린 잔도길은 낭만이 있고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잔도길 건너편으로 단양역이 보인다. 잔도길의 낭만을 느끼며 걷다 보면 단양읍 내로 들어선다. 푸른 물결 남한강 강변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여 걷는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지나간 모든 사람이 모델이 되고 작가가 된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걷다 보면 단양의 대표 브랜드 장미터널이 있다. 1만 5천 그루의 장미터널을 마법의 길이라 표현했다. 소백산 철쭉제가 열리는 단양은 많은 관광객으로 붐빈다. 행복한 나들이 모습으로 즐거운 표정들이다. 장미터널과 강변에 서 있는 각종 나무가 단양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걷는 자들도 걷는 자체가 힐링이고 걷는 모습이 경쾌하게 보인다. 건강을 증진하고 즐거움을 제공하는 단양의 느림보강물길이다.

화려한 장미터널을 나서면 단양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구경시장’이 있다. 구경시장은 북새통이다. 단양은 마늘이 유명한 고장이다. 시장에 각종 음식에는 마늘이 첨가된 먹거리가 많다. 현지 주민은 물론 관광객 모두는 한번은 들려야 하는 전통시장이다. 먹거리는 물론 볼거리가 많은 시장이다. 다른 도시 전통시장에서도 볼 수 있는 먹거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감질나게 첨가된 마늘 향이 음식 맛을 독특하게 한다. 마늘순대, 마늘 빵들이 즐비하다. 맛집 소개로 특정 방송에 나온 맛집 앞에는 수많은 사람이 줄 서 대기하고 있는데 진풍경이다. 구경시장(장날 1, 6일)에서 휴식과 식사를 마친 후 도담삼봉을 향해 걷기는 계속된다. 

구경시장 앞에 국내 최대의 민물고기 수족관 ‘다누리아쿠아리움’과 ‘고수대교’가 있다. 고수다리를 건너면 소백산, 고수동굴, 온달관광지, 우측으로는 양백폭포(인공폭포)를 지나 단양 시내 건너편에 있는 ‘양방산(664m)’으로 가는 길이다. 이번 답사 일정에는 생략되었지만 모두 단양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고수동굴은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았을 동굴이다. 하지만 우주선을 연상하게 하는 양방산 전망대는 낯선 곳이다. 차량으로 10분이면 오를 수 있다.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남한강과 단양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이곳은 국내 최고의 패러글라이딩 장소로도 유명하다.

고수대교를 지나 남한강 수변길을 따라 도담삼봉을 향한다. 남한강과 멋 진 산세를 보며 데크길을 걷는데 강바람이 시원스럽다. 강변에는 개망초와 흔들거리는 강아지풀 등 각종 야생화의 천국이다. 공동운동장과 생태체육공원이 있다. 옛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방치된 터널이 있다. 도담삼봉을 찾는 관광객들이 마차를 타는 구간이다. 자세히 보면 숨어 있는 비경이 있다. 도담삼봉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이향정離鄕亭’이라는 정자다.

이향정은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정든 고향을 등지고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정자라고 한다. 충주댐 건설로 매포읍 하교리 주민 300여 명의 아픔을 기리기 위해 이향정을 건립했다고 한다. 이향정에 오르면 남한강은 물론 아름다운 도담삼봉이 그림처럼 나타난다. 남한강 건너 ‘도담정원(2022년 조성)’에는 형형색색의 수많은 꽃이 화려하게 피어 있어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수백만 꽃송이가 피어 있는 도담정원은 예전에 보지 못했던 이색적인 정원이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이 장관이다. 도담정원을 가기 위해서는 나룻배를 타고 건너가야 한다. 며칠간 묵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섬 아닌 섬의 모습이다.

오늘의 답사 날머리 ‘도담삼봉(명승지 제44호)’의 도착이다. 도담삼봉은 많은 관광객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음악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린다. 단체관광객이 대부분이다. 단양 팔경 중의 하나인 석문(명승 제45호)까지 갔다 오는 사람들도 많다. 전에 보지 못했던 도담삼봉 공원 모습이다. 삼봉 정도전의 흉상이 도담삼봉을 바라보고 서 있다. 삼봉의 흔적을 다양하게 남기고 있는 도담삼봉이다. 언제 보아도 세 개의 바위로 형성된 도담삼봉은 멋진 모습이다. 도담삼봉을 중심으로 유람선(50분)이 나룻배가 드나들고 있다. 분주한 관광지 모습이다.

도담삼봉嶋潭三峰은 단양 팔경 중의 으뜸이다. 정도전은 도담삼봉과 얽힌 역사적인 인물로 도담삼봉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당시 수많은 묵객이 다녀간 절경을 자랑하는 도담삼봉이다. 퇴계 ‘이황’의 글과 단원 ‘김홍도’가 그린 화폭의 풍경 사진이 있다. 옛 선인들의 흔적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퇴계는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노을 드리웠네 신선의 뗏목은 푸른 절벽에 기대어 자고 별빛 달빛 아래 금빛 파도 너울진다’고 적어 있다. 한시와 그림을 읽고 도담삼봉을 한 번 더 바라다본다.

도담삼봉은 세 개의 봉우리다. 가장 높은 가운데 봉은 아버지 봉으로 ‘삼도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남봉은 여인을 비유하여 첩봉 또는 딸봉이라고 한다. 북봉은 아들 봉이라고 부른다고 있다. 도담삼봉에 관한 이야기가 인근 강원도 정선의 삼봉산과의 일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재미있는 얘기다. 설화는 어디에 전해지고 있든지 흥미롭다. 단양의 남한강 강변은 밤의 야경이 아름답다고 한다. 한번쯤 그 야경을 보라고 한다.

단양팔경은 구담봉, 옥순봉, 도담삼봉, 석문, 사인암,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이 있다. 단양의 느림보강물길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관광지다. 남한강을 중심으로 도담삼봉까지 이어지는 느림보강물길은 사시사철 걷고 싶은 길이다. 아름다운 산수를 바탕으로 걸으면서 쉼을 갖고 휴식을 취하며 힐링할 수 있는 단양이며 아름다운 강물길이다. 넉넉한 인심과 멋과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강물길 적극 추천한다. 소백산 등산과 온달관광지까지 둘러보면 더욱 알찬 단양여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