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생업이 아니다.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감정을 기꺼이 내어놓는 일이며, 가장 위험한 현장으로 가장 먼저 달려가는 사람들의 삶이다.
그러나 그 숭고함 뒤에는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상처가 깊이 쌓여 있다.
구급대원을 둔 부모들은, 그 현실을 더 가까이서 듣게 된다.
폭언, 부당한 민원, 이유를 찾기 어려운 비난, 그리고 감정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순간들….
아이는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면서도 정작 누군가가 던진 말 한마디에 깊은 상처를 안고 돌아올 때가 많다고 했다.
그 말들을 들을 때마다 부모의 마음은 무너졌고, 동시에 이 사회가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더 단단해졌다.
문제는 이런 일이 결코 드문 사례가 아니라는 데 있다.
실제로 많은 시민이 응급상황이 아님에도 가볍게 119를 부르고,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구급대원에게 폭언이나 불만을 쏟아내는 일도 적지 않다.
잘못된 민원 하나가 대원들의 경력에 오점이 될까 두려워 마음을 움츠리게 만들고, 반복되는 감정 노동은 결국 소진으로 이어진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되려 상처를 남기는 사회라면, 그 구조부터 재점검해야 한다.
구급대원은 국가의 안전망을 지탱하는 최전선에 서 있다.
그들의 헌신은 존중받아야 하고, 그들의 마음은 보호받아야 한다.
업무 환경뿐 아니라 감정적·심리적 안전까지도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마음으로, 시민의 마음으로 바란다.
구급대원들이 더 안전하게, 더 존중받으며, 더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그리고 오늘도 누군가의 삶을 지키기 위해 뛰어가는 모든 구급대원에게 깊은 감사와 진심 어린 존경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