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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정치인 재판, 법조계 정치권 의식 의심…"직업 윤리 중요"

현역 의원 1심 평균 소요 기간, 일반인 대비 2배 이상 유독 지연

특정 진영 팬덤 콘텐츠 나간 수사인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등 현역 정치인들이 연루된 형사 재판들의 판결이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수사기관마저 정치권 동향을 의식하며 업무를 수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법조계 전반이 정치권을 의식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법조인이 직업 윤리와 개인 양심에 따라 직무에 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은 지난 2024년 9월부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의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공판을 진행 중이다. 김 전 의원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의혹은 2022년 7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등이 한 전 대표와 함께 청담동에 있는 고급 술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이 골자지만,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는 진실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결을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김정헌 부장판사) 역시 지난 2024년 3월부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재판을 진행 중이다. 해당 의혹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정치인을 상대로 한 형사 재판은 약 2년 가까이 1심에 머물러 있다. 이는 일반적인 형사재판의 평균 소요 기간이 채 1년도 되지 않는 것과 대조된다. 대법원이 발간하는 ‘2025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심 확정 기간(접수일~최종 심급 종국일)은 합의부가 191.5일, 단독부가 164.5일로 모두 채 200일을 넘기지 않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 과정에서 많은 변수가 있고, 사실관계가 복잡하거나 피고인이 많이 있는 등 개별 사정에 따라 재판이 늦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치인이 기소된 재판이 비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재판보다 2배 이상 늦어진다면 아무래도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법조계의 정치권 의식 비판은 사법부에 국한되지 않는다. 검·경 정교유착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다음 날인 지난 10일, 경찰팀의 전 의원 불송치 처분을 최종 결정하고 이를 돌연 언론에 발표했다. 전 의원은 2018년께 통일교 측으로부터 ‘한일 해저터널 사업’ 청탁 명목으로 현금 약 2000만원과 1000만원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9일에는 2차종합특별검사팀(권창영 특검)의 김지미 특검보가 강성 친여 성향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특검팀의 수사 계획 등을 인터뷰해 논란을 빚었다.

수사 기간 중인 특검팀이 공식 브리핑 외에 특정 매체, 특히 편향성 논란이 있는 유튜브 채널과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앞선 3대 특검팀(내란특검팀·김건희특검팀·채상병특검팀)이 수사 종료 이전까지 공식 브리핑을 제외한 어떠한 언론 인터뷰도 하지 않았던 것과 대비된다.

이에 법조인 직업 윤리의 중요성이 거듭 강조된다.

한 법학전문대학원의 중진 교수는 “법조인이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선 법과 양심에 따라 직역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법이론 등 기초법학에 대한 교육이 더욱 강화해 법조인들이 ‘법은 무엇이고 법을 어떻게 집행해야 한다’는 인식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