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념관 호국보훈의 달 특화해설 홍보 포스터. 2026.06.09.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방부 산하 전쟁기념사업회가 운영하는 전쟁기념관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준비한 6·25 전쟁 교육 프로그램에 중국의 선전 용어인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돕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쟁기념관은 국군과 유엔군의 희생을 기리고 안보 의식을 고취하는 기관이다.
9일 전쟁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사업회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오는 13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6·25 전쟁, 서로 다른 해석’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사업회는 홍보물에 한국 교복과 중국 오성홍기 체육복을 입은 어린이 일러스트와 함께 ‘6·25 전쟁’과 ‘항미원조’라는 문구를 나란히 배치했다. 개요에는 “한국과 중국의 시각을 비교해 다양한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프로그램 홍보 포스터에 ‘6·25전쟁 서로 다른 해석’, ‘압록강을 바라보는 두 시선’이라는 소개와 함께 태극기 배경의 ‘6·25전쟁’ 문구와 중국 오성홍기 배경의 ‘항미원조’ 주장이 병렬로 배치된 것이다.
우리 정부는 한국전쟁이 북한의 불법 남침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해 ‘6·25전쟁’을 공식 명칭으로 사용한다. 반면 ‘항미원조’는 중국이 참전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선전 용어다. 중공군은 1950년 10월 전쟁에 대거 개입해 국군과 유엔군의 북진을 가로막았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전사자가 발생하고 분단이 고착화됐다.
이를 두고 대한민국 법통을 모독하고 중공군의 불법 개입을 정당화하는 중국 측 역사 왜곡 논리를 국가 안보 교육 기관이 그대로 수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중국 측 주장을 초등학생을 포함한 한국인에게 교육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사업회 측은 이날 오전 해당 홍보물을 삭제했다. 사업회 관계자는 “6·25 전쟁이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시작된 역사적 사실을 보다 분명히 설명하려는 취지였으나, 홍보물 표현 방식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쟁기념사업회로부터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한 뒤, 관련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