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여의도 TP타워 본사(신한투자증권 제공) ⓒ 뉴스1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증권사가 유례없는 실적을 거두자 은행지주들이 계열 증권사를 키워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승부에 나섰다. 그동안 증권업계 내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은행 계열 증권사들도 고객 확보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보고 마케팅 등을 확대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은행·증권·카드·보험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금융 플랫폼 ‘신한 슈퍼SOL’ 공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은행 입출금과 주식 투자 기능을 하나의 계좌에 결합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신한은행 계좌에 예치된 자금을 신한투자증권 증권계좌에 별도로 이체하지 않아도 곧바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계좌 통합 움직임에는 그동안 증권업계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은행 계열 증권사들의 고민이 담겨있다. 증권업계는 미래에셋, 한국투자, 키움 등 비은행계열 증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각 사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식 중개액 기준 점유율은 △키움증권 16% △한국투자증권 12% △미래에셋증권 11% △신한투자증권 10% △NH투자증권 8% △KB증권 6%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선 증시 활황으로 은행계열 증권사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올해 1분기 349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고, 같은 기간 신한투자증권도 2884억 원으로 167% 늘었다. 하나증권도 1분기 1033억 원, 우리투자증권도 14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37%, 1300% 뛰었다. NH투자증권은 4757억 원으로 NH농협금융 전체 당기순이익의 54.8%나 차지하는 등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은행 계열 증권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 규모는 미래에셋증권(1조 19억 원)·한국투자증권(7847억 원) 등 업계 수위 증권사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가파른 실적 확대 속도를 볼 때 반전의 기회는 마련했다는 평가다.
최근 코스피 상승장을 겪으며 금융투자 부문으로 ‘머니 무브’가 가속화되는 상황인 만큼 각 금융지주들도 계열 증권사를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다.
실제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월간 그룹경영회의를 신한투자증권·신한자산운용이 있는 여의도 TP타워에서 열었다. 중구 본점 대신 증권사가 있는 여의도에서 회의를 연 건 이례적이다. 이날 회의 주요 안건은 ‘자본시장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은행 중심 수익 구조를 자본시장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통합 금융 플랫폼을 발표한 신한금융그룹 외에도 국민은행 역시 KB증권과 연계해 은행 통장에서 곧바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하나금융도 하나증권과 연계한 해외주식 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고액 자산가를 잡기 위해 은행과 증권 점포를 하나로 합친 복합점포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다만 고객이 기존에 이용하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타사로 바꾸는 일이 많지 않은 주식거래 특성상 기존에 증시에서 거래 중인 고객 외에도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해 증권사 간편계좌 개설 및 수수료 우대 등 초기 진입을 낮추기 위한 마케팅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 은행 계열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자 더 이상 확대되기에 한계가 있는 은행 영업과 달리 증권사에 대한 기대가 내부에서 커진 건 사실”이라며 “외형적 성장은 물론이고 리스크 관리 등 질적인 역량까지 확대해 고객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