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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수입에 쓰는 원화 계속 늘어…결국 제품값 올라간다 [고환율 뉴노멀 시대 (中)]

1500원대 환율 영향은 극과 극

대기업 등 일부 수출기업 웃지만

중소 수입업체 비용부담 눈덩이

정부 구두개입으론 반전 어려워

MSCI 편입 등 원화 위상 높이고

기업 해외유보금 유입 정책 필요

고환율 장기화는 한국 경제의 밝은 곳은 더 환하게, 어두운 곳은 더 짙게 만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달러당 1500원대 아래로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원·달러 환율이 일부 수출기업에 그 과실을 집중시키는 반면, 대다수 경제주체엔 물가 상승과 구매력 약화라는 부담을 안기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원화가 비주류로 굳어질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실물경제 양극화 유발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환율 상승 및 변동성 확대의 문제는 금융시장을 넘어 실물경제의 양극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매력 약화가 그 동력이 된다. 같은 10달러짜리 원재료를 사오는데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해지면 수입업체는 물량을 그만큼 줄이거나 돈을 더 마련해야 한다.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수혜의 쏠림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외감기업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13.5%다. 2022년 3·4분기(17.5%) 이후 최고치다. 하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 중심의 전자영상통신장비(75.7%)를 제외하면 그 수치는 4.6%에 불과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각각 16.0%, 2.4%로 차이가 크다.

수입업체,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재료 가격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적어 제품에 가격을 전가시키게 된다. 물가가 자극되고, 임금이 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내수에도 제약이 걸린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생활물가지수는 3.4% 올랐다. “소수의 수출기업에 고환율 수혜가 집중되고 다수의 구매력 약화가 지속될 것”(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수입 부담이 높아져 순수출이나 물가에 부정적”(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달러를 구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원화가 계속 증가하면 원화는 외환시장에서 더욱 소외된다. 원화에 대한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길이다. 권 연구원은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달러 선호 확대, 국내 자산에 대한 수요 약화가 (실제 원화 가치를 저하시키는) 자기실현적 예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문 연구원 역시 “높은 환율 변동성은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유인 자체를 축소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1500원대 레벨 자체는 1997년(외환위기)이나 2009년(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권 연구원은 “단기외채,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등 대외 건전성 지표는 모두 양호하다”며 “해외 보유자산의 평가액이 늘어난 결과로, 시스템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무엇을 해야 하나

문제는 당장 환율을 하락 반전시킬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구두개입은 사실상 효력을 잃었고, 연 2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를 준비해야 하는 만큼 외환보유액은 만능이 될 수 없다. 시장에선 원론적이지만 지금까지 해오던 방안들을 유지하고, 긴 시계에선 원화에 대한 국제적 시선을 바꾸는 노력을 최선으로 여기고 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은·국민연금 외환스와프, 연기금의 환헤지로 현물 달러 수요를 흡수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론 원화 약세의 뿌리가 되고 있는 내국인 자본의 해외 쏠림을 축소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환당국의 일관된 메시지와 함께 기업들의 해외유보금 국내 환류를 위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고 했고,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등 원화의 위상 제고”를 장기계획으로 제시했다.

산업구조 변화도 필요하다. 반도체 지원은 하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지지대가 하나라면 같은 충격에도 더 휘청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중심의 산업구조 대신 다변화를 통한 성장”을 요구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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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수입에 쓰는 원화 계속 늘어…결국 제품값 올라간다 [고환율 뉴노멀 시대 (中)]

고환율 장기화는 한국 경제의 밝은 곳은 더 환하게, 어두운 곳은 더 짙게 만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은·국민연금 외환스와프, 연기금의 환헤지로 현물 달러 수요를 흡수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론 원화 약세의 뿌리가 되고 있는 내국인 자본의 해외 쏠림을 축소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환당국의 일관된 메시지와 함께 기업들의 해외유보금 국내 환류를 위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고 했고,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지수 편입 등 원화의 위상 제고”를 장기계획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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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파이낸셜뉴스 & 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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