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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서학개미, 예탁금 상향에 ‘날벼락’ [레버리지 대책 ‘후폭풍’]

“삼전닉스 막는다더니 테슬라까지”

해외 상품도 3000만원 예치해야

당국 “풍선효과 막는다” 취지에도

“사실상 추가 매수 기회 막는 규제”

서학개미들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에 유탄을 맞고 있다. 테슬라, 마이크론 등 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선 국내와 마찬가지로 기본예탁금 3000만원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대다수가 손실권에 진입해 예탁금을 늘릴 여유가 없는 투자자들은 당장 물타기마저 중단하거나 손절매 또는 기존 보유분의 비자발적인 장기보유 등 열악한 선택지를 놓고 고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서학개미 커뮤니티 등에선 국내 증시 변동성 완화대책이 해외 투자자 규제로 불똥이 튀고 있다는 불만이 만만치 않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다음 달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면서, 해외주식을 기초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됐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테슬라,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해외 종목 레버리지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는 증권계좌에 현금 3000만원 이상을 예치해야 한다.

해외 상품까지 진입문턱을 높이기로 한 것은 이른바 풍선효과를 막겠다는 취지다.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테슬라와 같은 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까지 포함한 이유는 분산효과가 없는 집중된 위험성이 동일하기 때문”이라며 “국내 상품만 규제할 경우 해외 상품으로 자금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이를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자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를 사실상 ‘추가 매수’ 기회를 막는 규제로 보고 있다.

이들 상품은 올 들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상당수 투자자가 손실구간에 들어섰다. 손실이 커진 투자자들은 손절매 대신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추가 매수를 통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이른바 ‘물타기’ 전략으로 버텨왔지만, 다음 달부터는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선 기본예탁금 3000만원을 충족시켜야 한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디렉시온 테슬라 2배 레버리지'(TSLL)로, 올 들어 37% 넘게 하락했다. 최근 한 달간은 15.48% 내렸다.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투자자들은 매도보다는 추가 매수로 보유 규모를 꾸준히 늘렸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TSLL 보관금액은 16억800만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는 “국내 증시 변동성을 잡겠다더니 왜 미국 레버리지 상품까지 막느냐” “손실을 줄이려는 물타기도 못 하게 됐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증권가에선 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예탁금 문턱을 높인 게 증시 변동성 완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대책의 본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거래가 쏠리면서 확대된 국내 증시 변동성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에 있다”며 “해외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이유로 테슬라 등 해외 종목 레버리지까지 규제하는 것은 문제의 원인과 처방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투자자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줄이는 데는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의 ETF 연구원은 “국내 상품에만 규제를 적용했다면 해외 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했을 것”이라며 “국내외 상품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환기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