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1심 당선무효형
여론조사 10건 중 5건 직접의뢰
후원자에 대납 요청했다고 판단
吳 “明 진술로 추론… 즉각 항소”
특검 측은 항소여부에 신중
“일부 무죄 부분 검토 후 결정”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법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유죄라고 선고한 배경은 ①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할 강력한 정치적 동기가 있었고 ②명씨에게 의뢰한 여론조사 중 절반은 오 시장 측이 직접 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③후원자에게 대납을 지시했다는 혐의도 인정했다. 앞서 비슷한 혐의로 법정에 선 김건희 여사의 경우 다른 법원은 명씨의 자발적 ‘영업활동’으로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22일 재판부는 오 시장이 받은 10번의 여론조사 중 5번을 유죄의 근거로 봤다. 지난 2021년 1월 22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비공표용 여론조사 3번과 같은 해 2월 5~6일, 18일 진행된 공표용 여론조사 2번이다. 오 시장 측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검증을 마친 오 시장 측이 후원자인 김한정씨에게 대납을 요청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나경원 당시 후보에게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기대했던 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접점 형성을 기대했던 점 △명씨를 검증할 필요가 있었던 점 등 여론조사를 의뢰할 강한 동기가 오 시장에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의뢰한 여론조사를 통해 명씨에 대한 검증을 마친 다음, 김씨에게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며 “오 시장 측의 항의로 공표도 최대한 늦춤으로써 가급적 공표 효과가 최소화될 수 있게 조치한 여론조사도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의 후원자 김씨가 명씨에게 지급한 3300만원 중 2100만원을 정치자금으로 본 점도 유죄 판단의 이유로 제시됐다.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행동 자체가 오 시장의 ‘정치활동’이고 따라서 여기에 사용되는 비용은 ‘정치자금’이라는 논리다.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을 제3자가 대신 부담하는 것은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한다.
재판부는 “김씨가 오 시장의 요청으로 여론조사 비용을 미래한국연구소에 대신 지급한 것은 오 시장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에 해당한다”며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이 공모해 금액 상당을 기부받은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나머지 5번의 여론조사와 1200만원의 비용은 무죄로 인정했다. 오 시장의 의뢰 없이 진행된 여론조사라는 게 재판부 설명이다. 따라서 공소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무죄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즉각 항소 계획을 밝혔다. 오 시장은 선고 후 취재진과 만나 “10개의 여론조사 중 재판부에 의해 5개가 유죄로 인정됐다”며 “저는 납득할 수 없다. 명씨의 진술과 간접증거만을 증거로 전혀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추론을 가지고 명씨의 진술이 맞다는 것 같다는 판단이 나왔다. 항소심에서 다툴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을 재판에 넘긴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은 1심 결과에 환영의 뜻을 내비치면서도, 일부 무죄 부분에 대해 검토한 뒤 항소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급심의 판단을 받을 경우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결론은 이르면 내년 1월께 확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건희 특별검사법은 제10조에서 △특별검사가 공소제기한 사건의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해 신속해야 하며, 그 판결의 선고는 제1심에서는 공소제기일부터 6개월 이내에, 제2심 및 제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선고일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특검법에서 명시된 재판시한 조항은 효력규정이 아니라 훈시규정이다. 재판부가 이 기간을 넘겨 판결을 내리더라도 재판 자체가 무효가 되거나 재판부에 직접적인 법적 처벌·제재가 가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이나 증인신문 등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면 기한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에도 6·3·3 규정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지켜진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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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