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이후 가장 많은 반대표
연준 “성장 견조·노동시장 안정”
매파적 동결에 국채금리 큰 폭↑
시장 “물가상승에 긴축 더 필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회견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진행됐다. 금리가 동결되긴 했지만 연준 내부에서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졌다. 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이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동결’로 해석된다. 연준 내부에서 3명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통화정책 결정에서 소수의견 3명이 나온 것은 1979년 이후 가장 많은 반대표가 나온 것이다.
바클레이스의 마크 지아노니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매파적 금리동결 기조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금리동결에도 시장은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반영하며 미국 장기국채를 매도했고,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금리동결 배경으로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안정적인 노동시장을 제시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유가 급락 덕에 전월 대비 0.4% 하락한 것이 연준에 좀 더 기다리며 상황 전개를 지켜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했다는 게 월가의 평가다.
연준은 “중동 분쟁에 따른 높은 불확실성에도 경제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동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고용 증가세가 이를 따라가고 있으며, 실업률도 큰 변화 없이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물가전망에 대한 새로운 표현은 추가하지 않은 채 “위원회는 물가안정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존 문구를 유지했다.
■워시 “명목·실질 금리 모두 상승”
이번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한 인사는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다. 회의 후 발표된 성명에는 이들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방안을 선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5년 넘게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금리동결에 반대표를 던진 위원이 3명이나 나온 것은 연준 내부의 매파 성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동에서 무력충돌이 다시 격화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강화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회견에서 연준의 최우선 과제로 2% 물가 목표 달성을 재확인했다. 그는 “느슨한 물가 목표는 없으며 목표는 오직 연간 2% 물가상승률뿐”이라며 “5년 넘게 이어진 높은 인플레이션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의 신뢰는 물가안정을 달성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회의 이후 시장금리가 명목 및 실질 금리 모두 상승한 점을 언급하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더라도 금융여건은 이미 긴축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가 연준에 일정 부분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9월 FOMC로 향한 시장의 눈
연준 내 이견에 대해서 워시 의장은 “좋은 가족 간 토론”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금리 결정에 이견이 있었지만 물가안정이라는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 수단에는 위원들 사이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팀이라는 확신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연준 내부의 금리인상파들의 입장은 확고했다. 로건 총재는 “완만한 수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해맥 총재도 지속적인 물가상승이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긴축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오는 9월 15~16일 FOMC로 향하고 있다. 회의 전까지 발표될 두 차례 소비자물가 지표가 금리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파이퍼샌들러의 커트 루이스 전 연준 선임보좌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연준이 올해 안에 추가 조치에 나설 기준은 그리 높지 않다”며 “향후 두 달간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난다면 연준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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