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지인 속여 2억 편취한 30대 실형
“합의금·식당 개업” 온갖 거짓말로 탕진
누적 채무만 4억… 사채 돌려막기 이어가
피해 회복 불가·엄벌 탄원, 징역 2년 선고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한 AI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 “서민금융진흥원 연체 막아야 하는 데 50만원만…”
#. “합의금 100만원만 빌려줘, 다음 주 목요일에 바로 줄게!”
#. “제주도에 식당을 여는데 인테리어 비용이 약간 모자라네?”
교제 중인 남자친구와 유흥업소에서 만난 지인들을 속여 100여차례에 걸쳐 약 2억원을 편취한 A씨(30)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이미 누적 채무만 4억원에 달했던 A씨는 피해자들에게 빌린 돈을 사채 빚을 갚거나 돌려막는 데 탕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자친구·유흥업소 지인 표적… 120여회에 걸쳐 거액 편취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장원정 판사)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지난 6월 11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피해자들의 배상신청은 배상책임의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했다.
A씨는 지난 2023년 1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교제하던 남자친구 B씨, 지인 C씨와 D씨를 상대로 지속적인 거짓말을 이어가며 119회에 걸쳐 2억3716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범행은 대담했다. 그는 2023년 11월 교제 중이던 B씨에게 “벌금과 대부업체 채무 때문에 600만원이 든 계좌가 압류됐다”며 “돈을 내서 압류를 풀면 바로 갚겠다”고 속여 300만원을 받아냈다. B씨를 상대로 한 거짓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서민금융진흥원 대위변제금 상환이 부족하다는 등의 핑계로 2024년 4월까지 B씨로부터 총 47회에 걸쳐 9000만원 상당을 받아냈다.
A씨의 타깃은 교제 상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C씨에게는 “제3자 고소 사건 합의금이 필요하다”며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 무려 62회에 걸쳐 1억2407만원을 뜯어냈다. 또 다른 피해자 D씨에게는 “제주도에서 식당을 단독 개업하는데 수족관 구입비 등 인테리어 비용이 부족하다”며 “아는 대표로부터 투자금 5000만원을 받기로 했고, 가게를 운영하면 매출도 있을 테니 돈을 빌려주면 반드시 갚겠다”고 거짓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그는 D씨로부터 10회에 걸쳐 2310만원을 편취했다.
수입·재산 없이 빚만 4억… “사채 변제·돌려막기 사용”
조사 결과 A씨가 주장한 합의금이나 제주도 개업 등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범행 당시 A씨는 일정한 수입이나 별다른 재산이 전혀 없었던 반면, 대부업체 및 지인들에 대한 누적 채무만 이미 4억원 상당에 달하던 상태였다.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갚을 의사나 능력이 아예 없었던 셈이다. A씨는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돈을 기존 사채 채무를 변제하거나 돌려막기, 유흥비 및 생활비로 전액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해 8월 인천지법에서 사기와 횡령죄 등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는 등 범죄 전력이 있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재판부는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장 판사는 “피고인은 교제한 남자친구나 유흥업소에서 만난 남성, 지인에게 소개받은 남성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편취하여 사채 채무를 변제하거나 돌려막기 등에 썼다”며 “피해액이 큰 상황에서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다른 재판과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피고인이 아직 젊고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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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