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 ‘요구권’만 남는데… 검 수사 축소후 부작용 이어져
鄭장관 사퇴 배경엔 개정 형소법 반대… “억울한 1% 없어야”
現 검사 “사법경찰관, 검사 보완수사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아”
수사지휘권 폐지 뒤 불기소율 두 배·구속영장 기각률 26.8%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을지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성호 법무부 장관(사법연수원 18기)이 18일 이재명 대통령 등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배경에는,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대한 반대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장관은 보완수사권 폐지 뒤 현장에 남을 반인권적 수사·범죄 암장 등에 대한 우려를 여러차례 경고해 왔다.
정 장관은 지난달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한다면 보다 철저하게 억울한 1%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성범죄·스토킹 등 7대 범죄에 한정된 전건송치 의무화를 보이스피싱·다단계 등 민생범죄로 넓혀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3일 신임 검사 임관식 직후에는 “(개정 형소법이) 선의를 가지고 설계됐지만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형소법은 종전 형소법의 제196조를 삭제해, 보완수사권 등 검사의 수사권 자체를 모두 없앴다. 이제 검사에게 남는 것은 사법경찰관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권한(보안수사요구권)뿐이다. 시행일은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 오는 10월 2일이다.
문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후 보완수사권도 이미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왔다는 점이다. 한 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검사의 수사 통제를 강력하게 규정한 수사지휘권이 사라진 이후부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직원 등 사법경찰관이 검사의 보완수사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아, 직접수사로 인해 업무가 많아지는 불편함을 떠안고서도 검사들이 보완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구만으로는 되지 않아 검사들이 직접 나섰다는 뜻인데, 개정법은 그 직접수사 통로를 닫았다.
이는 대검찰청 공식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대검에 따르면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2021년을 기점으로 경찰 송치 사건의 불기소 처분율은 2016~2020년 4.1% 안팎에서 2021년 8.0%, 지난해 9.6%로 올랐다. 영장 기각률도 마찬가지다. 구속영장은 2016~2020년 17.7% 안팎에서 지난해 26.8%로, 체포영장은 13.4%에서 25.1%로, 압수수색영장은 7.2%에서 13.7%로 각각 높아졌다.
전건송치를 받더라도 검사가 기록을 다시 읽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에서 경찰 출신인 피의자 부친이 조직적인 증거인멸에 가담한 정황은 검찰의 보완수사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 3월 경남경찰청이 무고 혐의로 송치한 A씨에 대해 보완수사를 거쳐 허위 진술을 할 동기가 없다고 판단하고 혐의없음 처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7대 범죄 전건송치와 처리 기한 명확화 등을 담은 보완 입법을 다음 달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시행도 하기 전에 보완 입법 일정부터 나온 셈이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개혁은 필요하지만, 검사의 고유 기능까지 개혁의 테이블에 올려 그 권한 삭제를 요구하는 것은 과유불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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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