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경장 구속 송치·전수점검 결과 예고
298건 중 63건 미등록·삭제 확인
제주 성인 실종의 28.4% 종결
상급자 결재·지휘감독 책임도 쟁점
전국 31만건 재점검으로 파장 확산
실종사건 2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이 지난 8월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1일 A경장을 검찰에 송치하고 그가 실종팀 근무 기간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의 전수점검 결과를 공개한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담당 경찰관이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의 전수조사 결과를 1일 공개한다. 이미 확인된 2건 외에 추가 허위종결이 있었는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빠지거나 삭제된 63건 가운데 부적절하게 처리된 사건이 얼마나 되는지가 최대 쟁점이다.
1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34)의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A경장을 제주지검에 구속 송치한다.
경찰은 A경장이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에서 근무한 지난해 3월10일부터 지난 7월23일까지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을 대상으로 전수점검을 벌였다. 경찰인력 20명을 투입해 실종자의 안전이 실제 확인됐는지, 사건 종결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다시 살폈다.
298건 가운데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된 사건은 235건이다. 나머지 63건은 시스템에 입력되지 않았거나 등록 뒤 관리목록에서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이날 발표에서 63건 가운데 정상적인 미등록·삭제 사례와 부적절하게 처리된 사건을 어떻게 가려냈는지, 기존 2건 외에 추가 허위종결 사례가 확인됐는지가 가장 주목된다.
A경장의 처리 건수 자체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A경장의 실종팀 근무 기간 제주에서 접수된 성인 실종사건은 1048건이다. A경장이 종결 처리한 298건은 전체의 28.44%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제주지역에서 해제·종결된 성인 실종사건 1047건과 비교하면 28.46%다. 제주 성인 실종사건 10건 가운데 약 3건의 종결 처리가 A경장 명의로 이뤄진 셈이다.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 모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제주경찰은 약 20명을 투입해 A경장이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의 안전 확인 여부와 종결 과정의 적정성을 다시 점검했다. 이 가운데 63건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았거나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뉴스1
제주동부·서부·서귀포경찰서 등 도내 3개 경찰서 실종팀 근무자가 모두 12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A경장의 처리 건수는 두드러진다. 전체 종결 건수를 12명에게 단순하게 나누면 1인당 87~88건으로, A경장의 298건은 3배를 웃돈다.
다만 298건 모두를 A경장이 혼자 수색하거나 수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종팀이 함께 사건을 처리한 뒤 A경장이 전산상 종결을 맡은 사례도 포함돼 있어 처리 건수만으로 부실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형사사건으로 확인된 허위종결은 2건이다. A경장은 지난 5월15일 30대 여성 장모씨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실제 장씨와 통화하지 않았는데도 연락이 닿은 것처럼 신고자에게 알리고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장씨를 ‘교통사고 사망’으로 입력해 관리목록에서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최초 신고 100여일 뒤인 지난 8월24일 제주시 한림읍 한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7월2일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사건에서도 A경장은 실제 통화하지 않고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남성도 지난 8월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이 사건은 112시스템에서 상급자 결재까지 거쳐 종결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경찰 지휘·감독 체계도 수사와 감찰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담당자의 허위 기록을 상급자가 어떤 절차로 확인하고 승인했는지가 규명 대상이다.
A경장은 경찰 조사 초기 실종자들과 통화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지만 통화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가 제시된 뒤 실제 통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프로파일러까지 투입해 범행동기와 당시 심리 상태 등을 확인해왔다.
지난 8월 30대 여성 장모씨가 숨진 채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농장 일대. 장씨 실종신고는 지난 5월 담당 경찰관이 실제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최초 신고 100여일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뉴스1
경찰 내부의 책임 규명도 이어진다. 제주경찰은 전·현직 제주서부경찰서장과 형사과장, 실종수사 지휘라인 등을 대상으로 별도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의 허위종결을 조직 내부의 관리·감독 체계가 왜 걸러내지 못했는지가 핵심이다.
사건의 파장은 전국 실종수사 체계로 번졌다. 경찰청은 최근 3년간 종결된 실종사건 약 31만건을 오는 11월까지 다시 점검하고 있다. 부실·부적정 종결이 의심되면 즉시 재수사하도록 했다.
실종자를 전화로 확인한 뒤 사건을 끝내는 ‘비대면 종결’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형사과장 등 관리자가 실종자의 대면 여부와 안전 확인 자료를 확인한 뒤 종결을 승인하는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야간·휴일 실종수사도 복수 인력이 맡도록 근무체계 개편을 추진한다.
A경장이 송치되면 수사의 중심은 제주지검으로 옮겨간다. 제주지검은 이미 형사1부장을 주임검사로 하는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경찰 수사기록을 토대로 범행동기와 허위종결 경위, 추가 사건 여부와 관련 책임을 살펴볼 전망이다.
이날 수사 결과의 무게는 298건을 다시 확인하고 무엇을 찾아냈느냐에 달렸다. 63건의 미등록·삭제 사건 가운데 추가 부적절 처리나 허위종결이 확인될 경우 이번 사건은 경찰관 개인의 비위를 넘어 실종수사 종결 절차와 내부통제 문제로 한층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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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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