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율 연중 최저·기준금리 인상까지
미장으로 떠나거나 예금으로 ‘머니 무브’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75.30포인트(2.58%) 내린 6,613.58로, 코스닥은 16.74포인트(2.00%) 내린 821.67로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 직장인 A씨(37)는 요즘 증권사 앱을 여는 횟수가 부쩍 줄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본장은 물론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까지 챙겨가며 하루에도 수백번씩 앱을 들여다봤는데, 요새는 챙겨보기도 귀찮아졌다는 설명이다. A씨는 “뭔가 해야 할 것 같은데, 앱을 열어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수익도 수익인데, 올 상반기와 비교하면 예전만큼 재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거래대금 연중 최저, 회전율도 최저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022년 발표한 ‘국내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와 거래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직전 시점의 시장수익률이 높을수록 개인투자자의 거래량은 증가한다. 이를 반대로 읽으면 수익률이 낮거나 횡보가 이어질 경우, 개인투자자는 거래를 줄이고 이탈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다.
급격한 변동성 때문에 ‘롤러코스피’라고 불리던 코스피가 잠잠해지는 추세다. 그러나
변동성이 잦아든 대신 박스권에 갇힌 분위기가 형성되자 개인투자자들의 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량은 3억2179만주,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7568억원으로 둘 다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거래대금의 경우, 7월(36조8744억원)과 비교하면 11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주식이 얼마나 활발하게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상장주식 회전율 역시 올 최저로 떨어졌다. 8월 들어 코스피의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0.54%로, 이는 하루 평균 전체 상장주식 1천주 중 약 5.4주가 거래됐다는 의미다.
투자자 예탁금도 다시 줄어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초 140조원에 육박했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8일 96조7091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대기하던 자금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A씨처럼 방향을 잃고 지켜보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신호다.
개미들은 어디로 향하나…예금 그리고 미장
횡보장 속 투자심리를 더 위축시킨 건 금리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로 올렸다.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인데, 국내 증권가는 물론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까지 추가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로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시중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조용히 상승 중이다. 지난달 2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은행 12개월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최고 우대금리는 연 3.85%
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
묶어두기만 해도 마이너스 없이 3% 넘게 이자를 주는 ‘혜자’ 상품이 있다”
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의 모습. /사진=뉴스1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000조9647억원으로, 7월 말(974조3490억원)보다 26조6157억원 증가했다. 횡보장 속에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예금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투심이 향하는 또 다른 방향은 미국 주식
이다. 지난달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8월 한 달 동안 미국 주식 23억9600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4, 5월 잠시 순매도세로 돌아서며 주춤했으나, 6월 이후 3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중이다.
이와 관련해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환전 부담 경감이 소위 서학개미 투자를 확대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반도체 주가를 중심으로 한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피로감을 느낀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 달러 환율 하락이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업 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크게 늘었지만, 내년부터는 증가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6월 코스피 고점이 내년 이익까지 상당 부분 반영한 수준이라면 추가 상승 기대감이 제한되면서 지수가 다시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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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