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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재생에너지 100GW+α 수용"… 호남 전력망 숨통 틔운다

기후부 ‘전력망 혁신대책’ 보고

52GW 늘려…기존 망 최대 활용

호남 계통관리변전소 내달 해제

전력망 유연접속·ESS 본격 도입

허수사업 접속권 회수·경쟁 입찰

송전망 부족으로 오는 2034년 이후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이 가능했던 호남 지역의 전력망 접속 제한이 풀린다. 새 전력망을 깔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기존 망을 더 촘촘히 쓰는 방식으로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이상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력망 혁신대책’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일 호남권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이 해제되고, 신규 설비 진입이 막혔던 충청 일부 지역도 접속이 가능해진다. 동해안 지역은 동해안~신가평 초고압직류송전(HVDC) 1단계가 준공되는 내년 상반기 중 지정을 풀 계획이다.

대책의 핵심은 전력망을 ‘최대 발전량’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배분하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우선 유연접속을 본격 도입한다. 1년 중 몇 시간에 불과한 태양광 최대 출력 시점을 기준으로 접속 여부를 판단하던 것을, 망 용량보다 많이 접속시키되 출력이 넘치는 순간 일시적으로 발전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배전선로 접속한도는 14㎿에서 16㎿로, 변전소는 50㎿에서 60㎿로 올린다. 망을 새로 짓지 않고도 호남에서만 태양광 2.6GW를 더 받을 수 있다는 게 기후부 설명이다. 사업자가 접속용량보다 큰 설비를 짓고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출력을 조절하는 ‘자율접속’도 시범사업을 거쳐 도입한다.

ESS로 망을 늘리는 효과도 낸다. 2030년까지 배전망 ESS로 태양광 3GW, 변전소 ESS로 1.6GW를 추가 접속시킨다. 사고에 대비해 비워두던 송전선로 용량도 고장 대비용 ESS를 설치해 평소 전력 수송에 쓰기로 했다.

망만 차지하고 사업을 미루는 ‘알박기’도 정리한다. 정부는 지금까지 허수 사업 점검으로 약 9GW의 접속권을 회수했다. 앞으로는 장기 지연 사업의 접속 시기를 실제 가능한 시점으로 늦춘다. 호남 해상풍력은 2030년까지 15.8GW의 접속권을 확보했지만 실제 들어올 물량은 약 3GW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약 10GW의 접속 시기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31년 이후 진입 물량에는 사업이행률 67.2%를 반영해 접속권을 추가 배분한다.

접속 검토 기준도 바꾼다. 지금까지는 신규 재생에너지가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보다 나중에 가동한다고 가정하고 접속을 따졌지만 앞으로는 실제 계통 운영처럼 재생에너지가 먼저 발전하는 것으로 본다. 이렇게 하면 화력발전소가 몰린 영남·강원 등에서 재생에너지 20GW를 더 수용할 수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선착순으로 주던 망 접속권을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개편에 따른 경쟁입찰 낙찰 사업에만 준다. 공용배전망 보강비는 첫 사업자가 모두 떠안던 방식에서 한국전력이 먼저 투자하고, 이후 사업자들이 용량만큼 나눠 내는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한다.

기후부는 이번 대책으로 2030년 재생에너지 수용량이 송전 기준 119GW에서 171GW로, 배전 기준 84GW에서 110GW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호남은 송전 37GW에서 64GW, 배전 18GW에서 30GW로 커진다.

다만 호남 전역이 곧바로 열리는 것은 아니다. 호남 변전소 87곳 가운데 46곳은 즉시 신규 접속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41곳은 변전소 ESS 설치와 변전소 신설에 맞춰 2028~2030년 단계적으로 접속이 풀린다. 확보된 여유 용량은 대기 중인 기존 사업자에 먼저 배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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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