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 김일동 차장이 9월29일 뉴델리를 방문해 인도 국방부 산제이 세스 장관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델리(인도)=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한국과 인도가 약 25억 달러(약 3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K30 비호복합 단거리 방공체계 수출 협상을 다시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비호복합 사업은 9월 2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한-인도 국방·군수공동위원회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1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방위사업청과 인도 국방부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인도 뉴델리에서 한-인도 국방·군수공동위원회 회의를 열어 양국 간 방산 협력 현황을 점검하고 주요 방산 사업의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주요 의제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K30 비호복합 사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K30 비호복합은 장갑·기계화 부대를 저고도 공중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궤도형 단거리 방공체계다. 30㎜ 쌍열 기관포와 지대공 미사일을 결합해 헬리콥터, 저공비행 항공기, 순항 미사일, 드론, 배회탄약 등 다양한 표적에 대응이 가능한 첨단 무기다. 레이더와 전자광학 센서로 표적을 탐지·추적하며, 궤도형 차체를 활용해 전차·보병전투차량·포병부대와 함께 기동하며 방공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인도는 지난 2021년 당시 K30 비호복합 도입을 위한 시험 과정에서 러시아산 퉁구스카-M1과 판치르 계열 체계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며, 인도 국방획득위원회는관련 사업을 승인했다. 그러나 이후 최종 계약 체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사업이 장기간 진전을 보이지 못한 배경에는 인도의 국내 생산 및 기술 이전 요구와 기존 러시아산 방공장비와의 운용·조달 문제 등이 거론돼 왔다. 이번 협상 재개는 인도군의 작전상 요구와 단거리 이동식 방공 능력 확보의 필요성이 대두된 데 따른 것이다.
비호복합은 30㎜ 기관포와 미사일을 함께 운용해 다양한 공중 표적에 대응하고, 저가 드론에 고가의 미사일을 사용하는 비용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도에서는 최근 오퍼레이션 신두르 과정에서 대드론 및 방공 능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비호복합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양국 정부는 최종 구매 결정이나 계약 일정, 도입 수량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인도 매체와 보고서는 인도가 약 104대의 비호복합을 필요로 할 수 있으며 사업 규모가 25억~26억 달러(약 3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재 단계의 추정치로, 인도가 요구하는 작전 사양과 현지 생산 비중, 국산 부품 적용 범위 등에 따라 사업 규모와 조건은 달라질 수 있다고 현지언론은 보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비호복합 뿐 아니라 인도 육군이 이미 운용하고 있는 한국산 K9 자주포도 논의됐다. K9 자주포의 인도형인 K9 바지라-T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인도 기업 라르센앤드투브로의 협력을 통해 현지 생산되고 있어 양국 방산 협력과 기술 이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국과 인도는 2020년에 마련된 국방협력 로드맵을 재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방산업계·학계 교류 확대와 향후 공동개발 분야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한국 측은 주요 방산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장기적인 운용 지원이 가능하도록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호복합 계약이 성사되면 한·인도 방산 협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인도의 국산화 요구와 한국의 핵심기술 보호 사이의 조율, 기술 이전·현지 생산 조건, 인도 육군의 방공 수요가 최종 계약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