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상승하며 5거래일 만에 7000선에서 마감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32.39p(0.46%) 오른 7,003.74로 거래를 종료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이달 중순 마무리될 전망이다. 지난 8월 중하순부터 코스피 하단을 떠받쳐 온 ‘큰손’이 사라지면서 개천절 연휴 이후 수급 공백과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자사주 물량 2~3일이면 소진, SK하닉도 중순께 종료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과 같은 27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0.91% 내린 27만3500원으로 출발해 장 초반 27만1500원(-1.63%)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회복한 뒤 종일 횡보했다. SK하이닉스는 0.44% 오른 184만1000원에 마감했다.
간밤 미국 시장 분위기에 비하면 반응은 미지근했다. 마이크론이 깜짝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59% 올랐고, 마이크론(3.03%)과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5.08%)도 급등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공백 우려와 연휴를 앞둔 경계심리가 주가 상단을 눌렀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전날까지 자사주 5380만주를 사들여 예고했던 물량 기준으로 매수 계획을 모두 채웠다. 누적 매입액은 14조1565억원으로, 회사가 15조원까지 매입을 이어갈 방침인 점을 감안해도 남은 규모는 8400억원 안팎에 그친다. 하루 200만주씩 사들이던 속도라면 2~3거래일이면 소진되는 물량이다.
SK하이닉스는 신고 물량 2407만주 가운데 1835만주(약 32조원)를 매입했다. 남은 572만주는 2일 종가 기준 약 10조원어치다. 하루 60만~65만주씩 사들이는 속도를 감안하면 이달 15~17일께 매입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개인 매물 나홀로 받아낸 ‘기타법인’ 두 큰손들
문제는 그동안 자사주 매입이 시장 매물을 사실상 홀로 받아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1조5246억원, 개인은 14조1971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영향으로 최근 주요 수급주체로 부상한 기타법인은 31조3988억원을 순매수해 두 주체 매도액의 약 88%를 흡수했다.
두 종목은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여서 수급 변화는 곧바로 지수로 이어진다. 기타법인의 역대급 순매수에도 코스피가 박스권 흐름을 보여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은 지수를 끌어올리기보다 하단을 받치는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풀이된다. 정희찬 삼성선물 연구원은 1일 보고서에서 “그간 지수 하단을 떠받쳐온 수급주체가 사라지는 만큼 지지기반이 약화할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휴 이후 외국인 매도세 둔화될 지 시장 주목
완충 요인도 있다. 마이크론 실적으로 메모리 업황 개선이 재확인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둔화할 여지가 생겼다. 기관은 이날 삼성전자(1586억원)와 SK하이닉스(1319억원)를 순매수 1·2위로 사들이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연휴 직후 예정된 상장지수펀드(ETF) 정기 리밸런싱도 변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달 리밸런싱 대상 ETF 규모는 23조원으로, 이 가운데 반도체가 18조1000억원에 달한다. 연휴를 고려하면 실제 리밸런싱은 8일에 집중될 전망이다. 다만 매수와 매도를 모두 포함한 규모인 만큼 자사주처럼 한 방향의 매수를 대신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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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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