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국회의 재정 통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정부가 주요 지출금액의 30%를 국회 의결 없이 자체 변경할 수 있는데다 세수 부족시 추가경정예산(추경) 없이 일반회계로 자금을 전출할 수 있도록 하면서 국회의 사전 재정통제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세수를 주요 재원으로 삼는 만큼 재원의 지속 가능성과 기존 재정사업과의 중복 문제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4일 재정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최근 국가재정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미래대응기금에 대해 “정부의 재정운용의 신축성이 확대되는 반면 국회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에 대한 사전적 심의·통제 범위가 상대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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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조 사업비 30%, 13조6000억 ‘자체변경’
재경위가 우선 문제로 지적한 것은 미래대응기금의 자체 변경 한도다.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에서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지출금액을 30%까지 자체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성 기금과 같은 수준으로, 사업성 기금에 적용되는 20%보다 한도가 높다.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미래대응기금의 2027년도 사업비는 45조3625억원이다. 전체 72개 기금 가운데 국민연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내년 기금 1개당 평균 사업비 약 3조9682억원과 비교하면 11배가 넘는다.
사업비에 30% 한도를 단순 적용하면 정부가 국회의 사전 의결 없이 자체 변경할 수 있는 규모는 약 13조6000억원에 달한다. 20%를 적용할 경우보다 자체 변경 가능 규모가 약 4조5000억원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는 세수와 경기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재정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경위는 미래대응기금이 금융성 기금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봤다. 금융성 기금은 금융시장 상황이나 자금 수요에 따라 지출 규모가 달라질 수 있지만 미래대응기금은 정책 목표와 지원 대상이 정해진 사업성 지출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세수가 부족할 경우 미래대응기금의 여유자금을 일반회계로 전출하면서 추경을 편성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특례도 같은 문제로 지적됐다. 현행법에서는 회계연도 중간에 기금 전입금을 세입예산에 반영하려면 추경 편성과 기금운용계획 변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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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 지속성·기존 사업과 중복도 쟁점
미래대응기금 재원의 지속 가능성도 검토 대상이다. 재경위는 향후 추가세수 유입이 충분히 지속되지 않을 경우 기금 재원이 감소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인 재원 지속 가능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금 규모가 줄어든 이후에도 이미 시작한 사업의 지출 수요가 유지되면 부족한 사업비를 일반회계 등 다른 재원이 부담해야 할 수 있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의 경직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재경위의 판단이다.
세수 추계가 실제 세입과 어긋날 가능성도 변수다. 당초 기금에 반영한 재원보다 실제 세수가 적게 들어오면 기금 운용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재정 사업과의 역할 중복 가능성도 제기됐다. 청년계정은 고용보험기금·주택도시기금, 성장동력계정은 산업·과학기술 관련 기금과 일반회계 연구개발(R&D) 사업, 지방계정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등과 지원 영역이 겹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대응기금의 사업 선정 기준이 법률안에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혔다. 정부가 기금 사업 선정 기준으로 제시한 이른바 ‘NEXT 원칙’과 관련해 보고서는 “제정안에는 이를 비롯한 구체적인 사업선정 기준이 규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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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