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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주한미군 창구 역할… 캘리포니아 등 한국계 후보 주목 [격전지로 본 美 중간선거 (6)·끝]

캘리포니아 40지구 출마한 영 김

美의회내 한국 연구모임 공동의장

한국인에 E4 비자 배정 법안 발의

워싱턴 10지구선 한국계 4선 도전

필리조선소 펜실베이니아도 주목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는 한국에도 남의 선거가 아니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와 관세부터 전문인력 비자, 조선·반도체 협력, 주한미군과 북한 문제까지 상당수가 의회의 입법·예산·감독권과 맞닿아 있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워싱턴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전달할 의회 창구도 달라질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한국계 공화당 영 김 하원의원이다.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을 맡은 김 의원은 한미 관계를 다루는 공화당 내 주요 창구 가운데 한 명이다. 하지만 올해는 선거구 재편으로 같은 당 장기 현역 의원과 생존을 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영 김 생존전…한국인 비자문제 달려

캘리포니아 40지구의 11월 본선은 이례적으로 공화당 현역 의원끼리 맞붙는다. 선거구 재조정으로 김 의원과 1992년 처음 당선된 켄 칼버트 의원이 같은 지역구에 묶였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2일 예비선거에서 1·2위에 올라 본선에 진출했다. 칼버트가 35%로 1위, 김 의원이 21%로 2위였다.

칼버트는 30년 넘게 의정활동을 한 장기 현역이다. 새 선거구의 절반 이상이 그가 기존에 대표했던 지역이다. 2020년 처음 당선돼 4선을 노리는 김 의원에게 만만치 않은 상대다. 9월 초 공화당계 단체가 의뢰한 그래스루츠 타기팅 조사에서는 김 의원이 43%, 칼버트 의원이 34%였다. 다만 특정 단체가 의뢰한 조사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앞서 7월과 8월 공개된 두 조사에서는 칼버트가 각각 1%p 앞섰다.

김 의원의 생존이 한국에서 주목되는 이유는 단순히 한국계 의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하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을 맡고 있다. ‘미 의회 내 한국 연구모임’ 공동의장이며 한미 의회교류 공동의장도 맡아 왔다.

한국 기업들이 주목하는 ‘한미동반자법(Partner with Korea Act)’도 김 의원이 민주당 시드니 캄라거-도브 의원과 지난해 7월 발의했다. 전문교육이나 전문지식을 갖춘 한국인에게 연간 최대 1만5000개의 E-4 전문인력 비자를 별도로 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법안은 이전 의회에서도 거듭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가 급증하면서 비자 문제는 더 중요해졌다. 반도체·배터리 공장을 지어도 초기 설치와 가동에 필요한 한국 전문인력을 장기간 파견할 적절한 비자 통로가 부족해서다.

지난해 조지아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 대한 미 이민당국 단속에서 약 475명이 체포됐고 이 가운데 300명 이상이 한국인이었다. 한국 정부는 2012년부터 별도 비자 쿼터를 미국 정부와 의회에 요청해 왔다. 단속 이후 이 요구는 더 큰 무게를 얻었다.

■조선소부터 주한미군까지

영 김만이 한국과 연결된 것은 아니다. 한국 기업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한미 관계는 워싱턴의 외교 문제를 넘어 미국 지역구의 일자리와 산업 문제로 들어오고 있다. 한국계 민주당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은 워싱턴주 10지구에서 4선에 도전한다. 하원 군사위원인 그는 지난 4월 인도태평양 군사태세 청문회에서 한국에 주둔하는 약 2만8500명의 미군을 언급하며 한미연합군의 북한 억제 대비태세를 질의했다. 차기 의회에서도 군사위에 남는다면 주한미군과 국방수권법(NDAA), 한반도 억제태세를 다루는 한국계 창구 역할을 이어갈 수 있다.

조선업에서는 펜실베이니아가 한국과 직접 연결된다. 한화가 2024년 인수한 필리조선소가 있는 곳이다. 한화는 이곳에 50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2척 미만인 생산능력을 최대 20척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역구를 대표하는 민주당 메리 게이 스캔런 하원의원도 한화의 투자와 지역 일자리 효과를 부각해왔다.

관세도 의회의 영역이다. 지난 2월 미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헌법상 관세를 포함한 과세 권한이 의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등 의회가 별도로 권한을 부여한 법률에 따른 관세는 이번 판결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원 세입위원회는 관세와 통상정책을 다룬다. 중간선거로 다수당이 바뀌면 위원장과 의사일정도 달라진다. 비자에서 조선·반도체, 주한미군과 관세까지 한국이 이번 중간선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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