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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따라 움직이는 빛…국립현대미술관, 엘리아슨 신작 공개

서울관 로비서 내달 5일까지 무료 관람

11월 전북·내년 2월 강릉서 순회 설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로비에 설치된 올라퍼 엘리아슨의 ‘예측할 수 없는 궤도'(2026). 사진=정지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2026 Olafur Eliasson

[파이낸셜뉴스] 빛과 바람으로 공간을 바꾸는 올라퍼 엘리아슨의 신작 ‘예측할 수 없는 궤도’가 공개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로비에서 전시 중이며, 이후 전북과 강릉의 지역 미술관을 순회한다.

■선풍기와 유리 다면체가 만드는 빛의 풍경

21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예측할 수 없는 궤도'(2026)는 자연광이 들어오는 미술관 로비 등 공용 공간을 위해 제작한 작품이다. 천장에 매단 긴 막대 한쪽에는 내부에서 빛을 내는 유리 다면체를, 반대편에는 선풍기를 달아 균형을 맞췄다.

선풍기가 불규칙하게 작동하면 구조물 전체가 느리게 움직이며 예측하기 어려운 궤적을 그린다. 유리 다면체에서 나온 빛은 주변 공간에 여러 색의 다각형과 미묘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낮에는 자연광과 어우러져 부드러운 색채와 선의 흐름을 만들고, 날이 어두워지면 선명한 빛과 그림자로 공간을 채운다. 관람 시간에 따라 같은 작품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셈이다.

작품의 중심을 이루는 유리 다면체는 서로 다른 두 다면체를 결합한 구조다. 작동 원리는 움직이는 조각인 알렉산더 칼더의 ‘모빌’을, 내부에서 빛나는 유리 다면체는 아시아 전통등을 떠올리게 한다.

엘리아슨은 빛과 색채, 물, 공기 등을 활용해 인간의 지각과 공간 경험을 탐구해 왔다. 2003년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선보인 ‘날씨 프로젝트’에서는 반원형 스크린과 천장 거울, 인공 안개로 거대한 태양이 떠 있는 듯한 풍경을 구현했다. 관람객은 홀 끝에서 태양을 만드는 장치를, 위층에서는 거울 구조의 뒷면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이번 신작에 대해 “작품은 시간과 빛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관람객 역시 작품을 바라보는 동시에 작품의 일부가 된다”고 설명했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예측할 수 없는 궤도'(2026) 야간 설치 전경. 유리 다면체에서 나온 빛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로비의 벽과 천장에 다채로운 색과 그림자를 드리운다. 사진=정지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올라퍼 엘리아슨 작가. 2024년 촬영. 사진=루이스 요워트, 작가 제공

■제작 단계부터 지역 순회 구상…전북·강릉으로

이번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올해 새로 시작한 ‘MMCA 지역동행’ 사업 중 ‘현대작가 커미션 신작 제작 및 순회’의 첫 결과물이다. 커미션은 작가에게 작품 제작을 의뢰하는 방식이다.

미술관은 처음부터 지역 순회를 염두에 두고 작가 추천과 심의를 거쳐 엘리아슨을 선정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콘텐츠를 지역과 공유해 관람 기회를 늘리려는 취지다. 작품은 서울관 로비에서 구동 테스트를 거쳐 공개됐다.

국립현대미술관 발전 후원위원회(MDC)의 구입·기증으로 미술관 소장품이 됐으며, 이번 프로젝트에는 MDC 회원사인 HS효성의 추가 후원도 더해졌다. MDC는 미술관의 발전과 작품 수집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 발족한 경영인 모임이다.

윤태욱 국립현대미술관장 직무대리는 “동시대 미술을 생산 단계부터 지역과 연결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관에서는 지난 8월 14일 설치를 시작해 오는 11월 5일까지 무료로 공개한다. 이후 전북도립미술관 1층 로비에서 11월 10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강릉시립미술관 솔올 로비에서 내년 2월 24일부터 5월 16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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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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