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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파리 꼬이는 데 치료 거부한 60대 노숙인…두 달 찾아간 경찰에 마음 열었다

대구 중부경찰서 중앙파출소 최성렬 경위가 반월당역 인근에서 노숙 생활을 해온 60대 남성 A씨 앞에 무릎을 낮춰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처음에는 대답조차 하지 않던 A씨는 두 달여 만에 경찰의 도움을 받아들였다. /사진=대구 중부경찰서

[파이낸셜뉴스] 20년간 노숙 생활을 하며 다리가 괴사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지만 치료를 거부해 온 60대 남성이 두 달간 꾸준히 찾아온 경찰관의 설득 끝에 병원 치료를 받게 됐다. 오랫동안 끊겼던 가족과의 연락도 다시 닿았다.

24일 대구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7시 45분께 소방당국으로부터 “노숙인의 다리에 파리가 날리고 있다”는 공동대응 요청이 접수됐다. 대상자는 대구도시철도 반월당역 인근에서 오랫동안 노숙해 온 60대 남성 A씨였다.

A씨 관련 신고는 수개월 전부터 여러 차례 접수돼 왔다. A씨는 오른쪽 다리에 괴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진물이 흐르고 상처 부위에 파리가 꼬일 만큼 상태가 심각했지만, 주변의 도움은 물론 경찰과의 대화조차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은 응급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병원 이송을 권유했으나 A씨가 완강히 거부해 이송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A씨에게 꾸준히 손을 내민 사람은 중부경찰서 중앙파출소 소속 최성렬 경위(43)였다. 최 경위는 지난 6월부터 수시로 A씨를 찾아 안부를 물었다.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몰아붙이기보다 반복해서 얼굴을 비추고 대화를 이어가며 경계심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처음에는 대답조차 하지 않던 A씨는 두 달여 만인 지난 19일 도움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경위는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의료기관, 119구급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치료 절차를 마련했고, 연락이 끊겨 있던 가족에게도 A씨의 상태를 알렸다.

A씨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괴사가 진행된 다리 치료를 시작했으며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의 여동생은 경찰에 “이렇게까지 신경 써 주시는 분은 처음이다. 오빠가 복이 있는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채희창 중부경찰서장은 “앞으로도 장기 노숙인 등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유관기관과 협력해 치료와 사회 복귀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성렬 경위가 A씨 곁에 앉아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구중부경찰서

‘국민의 심부름꾼’이지만 욕을 참 많이 먹는 공무원, 그래도 그들이 있어 우리 사회는 오늘도 돌아갑니다.

[고마워요, 공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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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