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지난 5월 실종된 장미란씨.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에서 30대 여성이 실종된 지 석 달이 넘도록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최초 신고 당시 담당 경찰관이 실종자와 실제 통화하지 않고도 ‘연락이 닿았다’며 사건을 허위로 자체 종결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의 부실 대응으로 초기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CCTV 영상 등 핵심 증거마저 사라진 상태다.
20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 접수된 장미란(37) 씨의 실종 신고 처리 과정에서 당시 담당자였던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과 실종자 장 씨 간의 통화 내역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장 씨는 지난 5월 12일 밤 제주시 한림읍 소재 거주지를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다. 사흘 뒤인 15일 가족이 실종 신고를 접수했으나, 당직 근무자였던 A 경장은 신고 접수 2~3시간 만에 “장 씨와 직접 통화했으며, 본인이 위치를 알리길 꺼려한다”고 가족에게 통보한 뒤 사건을 자체 종결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장 씨의 휴대전화 통신 기록과 경찰서 자체 조사 어디에서도 A 경장과 장 씨가 통화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A 경장은 성인 여성 실종 사건 처리 시 거쳐야 하는 ‘실종아동등 프로파일링 시스템’ 입력도 누락했으며, 상부 보고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종아동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의하면 실종아동 및 가출인 발견 외 다른 목적으로 신고된 사람, 허위로 신고된 사람 등으로 판단되면 실종아동 프로파일링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돼 있다.
따라서 A 경장이 당시 장씨 실종 신고를 허위 신고 등으로 판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 씨 가족은 경찰의 말을 믿고 기다리다 두 달이 넘도록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달 19일 재차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그러나 이미 2개월 이상의 시간이 흘러 장 씨의 이동 동선을 추적할 수 있는 주변 방범용 CCTV 영상은 보관 기간 만료로 모두 삭제된 상태였다. 현재까지 장 씨의 신용카드 결제나 병원 진료 등 생활반응은 전무하다.
제주경찰청은 A 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 입건해 허위 종결 경위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한편 A 경장은 최근 경찰서 내 여자 화장실에 침입했다가 적발돼 직위해제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뒤늦게 헬기, 드론, 체취 증거견, 잠수부, 경비정 등을 투입해 장 씨의 휴대전화 최종 기지국 신호가 포착된 제주 한림항 일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공개 집중 수색에 나서는 한편, 범죄 피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실종된 장미란 씨는 키 158cm가량의 왜소한 체격에 긴 생머리이며, 실종 당시 후드 집업 등 운동복 차림에 슬리퍼를 착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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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