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 이정규 기자] 인천 옹진군 갯벌에서 고립된 시민을 구하려다 순직한 故 이재석(34) 해양경찰 경사의 장례가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葬)으로 5일간 엄수된다.
지난 11일 새벽, 인천해경 영흥파출소 소속이던 이 경사는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갯벌에서 고립된 70대 남성을 구조하던 중 급격히 차오른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당시 고립자는 발을 다쳐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으며 이 경사는 자신의 외근용 부력조끼를 벗어 고립자에게 입히고 상처 난 발에는 순찰 장갑을 신겨준 뒤 육지로 이동을 돕다 사고를 당했다.
고립자는 오전 4시 20분 항공기를 통해 구조됐으나 이 경사는 오전 9시 41분께 꽃섬에서 0.8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호흡과 맥박이 없어 긴급 심폐소생술이 시행됐으나 끝내 숨졌다.
고인은 평소 근면·성실한 태도와 강한 책임감으로 동료들로부터 신망을 얻어온 경찰관이었다.
인천해경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 타인의 생명을 구한 이 경사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며 애도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2일 빈소를 찾아 헌화하며 유족을 위로했고, 해경 지휘부와 동료들도 연이어 조문하며 깊은 슬픔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둘러싸고 현장 대응 과정의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해양경찰청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훈령 제351호) 제37조는 “순찰차 출동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2명 이상이 탑승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사는 11일 오전 2시 7분 갯벌 순찰 드론 업체로부터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연락을 받고 홀로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흥파출소 근무자는 총 6명이었으나 당시 4명이 교대 근무에 따른 휴게시간 중이었고 즉시 지원 인력이 투입되지 않았다.
드론 업체가 오전 3시 9분께 현장 지원을 요청하고 나서야 3시 10분경 파출소 직원들이 뒤늦게 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사가 구조 작업 중 연락이 끊긴 시각은 오전 3시 30분으로 지원 요청 이후 약 20분 동안 사실상 단독으로 고립자를 구조하다 변을 당한 셈이다.
또한 현장에서 확인된 구조장비도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기록에 따르면 구명조끼, 구명줄, 구조 튜브 등 필수 구조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채 이 경사가 위험한 구조 활동을 벌였던 정황이 확인됐다.
고인의 유족은 “규정대로 2명이 출동했다면 이런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위급한 상황에서 왜 즉각적인 인력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는지 철저히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인천해경은 현재 이 경사의 단독 출동 배경과 당시 현장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철저히 규명해 재발을 막고 이 경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해경과 지역사회는 고인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애도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