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부는 1월 21일 한 전 총리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허위공문서 작성, 위증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을 “헌법 질서를 문란하게 할 목적의 내란에 해당한다”고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상계엄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과 절차를 충족하지 못한 채 강행됐고 이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중대한 범죄”라며 “국무총리로서 헌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지위에 있으면서도 계엄선포 과정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은 한 전 총리가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선포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과 절차를 형식적으로 주도하고 사후적으로 관련 문건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관여한 점을 들어 내란 실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8년 무거운 형량이다.
판결 직후 한 전 총리는 “사법부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은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에 다툴 여지가 있다며 항소 방침을 시사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사필귀정이며 헌정질서 파괴에 대한 단호한 경고”라고 평가하며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명확히 규정한 역사적 판결”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부 보수진영 인사들은 “1심 판결인 만큼 항소심에서 법리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형법상 내란으로 인정한 첫 사법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고위 공직자의 헌법 파괴 행위에 대해 중형을 선고함으로써 권력 남용에 대한 사법적 통제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도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이 선고된 사실을 긴급 타전하며, 법원이 비상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규정하고 국무총리급 인사에게 중형을 선고한 점에 주목했다.
외신들은 이번 판결이 전직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에 대한 후속 재판에도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사건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특별검사 수사를 거쳐 관련자들이 내란 혐의로 기소되면서 본격화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