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지난 2024년 10월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 행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계엄 당시 군용 비화폰 통화 내용 청취 여부를 가리기 위한 ‘현장검증’ 채택을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피고인 측은 비화폰에서 새어나온 내용을 듣고 진술한 증언의 신빙성이 낮다고 지적했고, 검찰 측은 당시와 똑같은 상황을 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14일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항소심 17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김 전 장관 측이 신청한 ‘비화폰 통화 검증’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전 장관 변호인은 계엄 당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차량 안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비화폰 통화 내용을 제3자가 수화기 밖으로 새어 나온 소리로 들었다는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오상배 대위 등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앞 카니발 차량 안에서 대기하던 중, 군용 비화폰에 ‘대통령’ 발신 표시가 떠 이 전 사령관에게 전화기를 건넸다고 증언했다. 스피커폰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비화폰을 통해 “문 부수고 들어가 끄집어내라”,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돼도 두 번, 세 번 계엄하면 된다” 등의 지시가 들렸다는 진술이다.
변호인 측은 “당사자들은 통화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수화기 너머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은 추측에 불과하다”며 “소음 상황과 거리 등을 구현해 과학적으로 반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즉각 기각을 요청했다. 특검은 “1년 9개월 전 상황을 동일하게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당시 통화자의 음량, 비화폰 볼륨 설정 등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라 가상 조건의 검증은 실익이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일단 비화폰 관련 사실조회 및 문서송부촉탁을 먼저 채택해 객관적 자료를 확인한 뒤 현장검증 채택 여부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변호인 측은 1심에서 기각됐던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에 대한 증인신문도 다시 신청했다. 국회 내외부 폐쇄회로(CC)TV 영상도 제공받아 증거로 제출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불출석한 증인 일정을 10월로 재조정하고, 오는 17일 공판에서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영상 변론을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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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