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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었다면 초등학생 됐겠지"…정인이 6주기, ‘그알’ PD의 추모

사진=SNS 캡처

[파이낸셜뉴스]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에 세상을 떠난 정인이의 6주기를 맞아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했던 이동원 PD가 묘소를 방문했다. 과거 방송에서 정인이의 얼굴을 공개했던 이 PD는 아이가 살아 있었다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것이라며 추모의 글을 남겼다.

이동원 PD는 14일 자신의 글을 통해 정인이의 묘소를 다녀온 사실을 알리고, 방문 당시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다.

글의 첫 문장은 “살아 있었다면 초등학생이 되었겠지”였다. 이 PD는 출근길에 부모와 함께 등교하는 아이들을 마주할 때마다 정인이를 떠올린다고 했다.

그는 “아침 출근길에,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쫑알거리며 학교에 가는 작고 귀여운 아이들을 보곤 한다”며 “그때마다 그 아이가 생각나더라. 아이도 살아 있었다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겠지”라고 전했다.

묘소를 찾은 시점은 기일보다 앞선 날이었다. 이 PD는 “오늘은 아이의 6번째 기일”이라며 “기일을 챙기지 못할 것 같아 얼마 전 이른 아침, 잠시 틈을 내어 묘지에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묘소에는 정인이의 이름으로 심은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오랜만에 그 모습을 마주한 이 PD는 “아이 이름으로 심은 나무가 어느새 훌쩍 자라 있더라. 반가우면서도… 참 많이 슬펐다”고 적었다.

이 PD는 정인이를 오랫동안 기억해야 한다는 마음도 밝혔다. 그는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람은 심장이 멈추는 순간이 아니라, 기억해 주던 이들에게 잊혔을 때 비로소 세상에서 사라지는 거라고”라며 “그 아이에겐 기억해 줄 가족이 없다”고 했다.

추모 글을 남기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PD는 “아이가 이 세상에 잠시 살았다는 게 오래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해도 이 글을 남긴다”며 “바쁘시더라도 오늘은 잠시 시간을 내어 아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부탁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는 정인이의 이름과 생몰일을 다시 남겼다. 이 PD는 “우리가 지켜 주지 못한 아이가 천국에선 마음껏 행복하길”이라며 “그 아이의 이름은 정인입니다”라고 적었다. 마지막에는 정인이의 이름과 함께 ‘2019.6.10. – 2020.10.13.’이라는 날짜를 덧붙였다.

정인이는 양부모에게 지속적인 학대를 당하다 2020년 10월 13일 숨졌다. 당시 생후 16개월이었다. 사건이 알려진 뒤 어린아이에게 가해진 학대와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을 두고 사회적인 비판이 이어졌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21년 1월 정인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당시 ‘정인이는 왜 죽었나,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와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 할 길’ 편에서 정인이의 얼굴이 나오는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아동학대 피해 실태와 사건을 막지 못한 사회적 책임을 다뤘다.

다만 정인이의 얼굴 공개를 둘러싸고 법적 다툼이 발생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방송 이후 이동원 PD를 아동학대처벌법상 보도금지의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2023년 6월 이 PD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후 이 PD는 검찰 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약 2년간 사건을 심리한 뒤 지난해 12월 이 PD의 방송 제작 행위를 ‘정당행위’로 인정하고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헌재는 결정 당시 “해당 방송은 아동학대 범죄의 잔혹성을 고발하고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며 재발 방지와 예방 방안을 공론화하려는 공익적 목적에서 제작됐다”며 “언론의 자유라는 기본권 행사로서의 의미도 가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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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