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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작전 중 숨진 ‘엘 멘초’… 카르텔 보복에 멕시코 주요 도시 ‘기능 마비’

멕시코의 마지막 거물 마약왕 ‘엘 멘초’가 사살되자, 북부 등 그의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피의 보복이 시작됐다. 카르텔 조직원들이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방화에 나서면서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는 등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2월 23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의하면,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수장 네메시오 오세구라 세르반테스, 일명 엘 멘초는 전날 서부 할리스코주 타팔파에서 특수부대의 기습 작전 중 사망했다.

멕시코 국방부는 미국 정보국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작전에서 중상을 입은 엘 멘초가 멕시코시티로 압송되던 중 항공기 내에서 숨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해 59세인 엘 멘초는 과거 마약왕 엘 차포와 이스마엘 삼바다가 미국에 수감된 이후 멕시코 마약 유통을 사실상 독점해 온 인물이다. 미국 정부가 그에게 내건 현상금만 1500만 달러(약 2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그는 국제 범죄 생태계의 정점에 서 있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카르텔은 즉각적이고 잔혹한 대응에 나섰다. 조직원들은 북부를 비롯한 서부 등 주요 20여 개 주(州)를 중심으로 고속도로의 차량을 탈취해 불을 지르고 도로를 차단하는 나르코블로케오(마약 봉쇄)를 자행했다.

특히 북부 국경 지역과 주요 거점 도시의 상공은 밤새도록 검은 연기와 화염에 휩싸였으며, 시내 곳곳에서는 공공기관을 겨냥한 카르텔의 무차별 총격전이 이어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최소 26명이며, 이 중 17명은 작전에 투입되거나 교전 중 전사한 군인과 경찰로 확인됐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당국은 해당 지역에 휴교령을 내리고 법원을 폐쇄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프로축구 리그 등 주요 문화 행사는 취소됐고, 미국과 캐나다 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최고 수준의 보안 경보를 발령하며 실내 대기를 권고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평정심을 당부하며 군과 국가방위대를 전면에 배치해 치안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9년 결성 이후 펜타닐과 코카인 밀매로 세력을 키워 2025년 미국으로부터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CJNG의 저항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마약 전쟁 선포 이후 멕시코에서만 45만 명이 숨지고 10만 명이 실종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수장을 잃은 카르텔 내부의 후계 분쟁이 북부 등지에서 더 큰 유혈 사태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마약왕의 죽음이 평화가 아닌 새로운 전쟁의 서막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