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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신앙의 대화를 강조… 입자 물리학 선구자 안토니오 지키키 별세

이탈리아 통신사 안사(ANSA)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대표적 입자물리학자 안토니노 지키키가 9일(현지 시각) 96세로 별세했다.

이탈리아 국립핵물리연구소(INFN)는 “오늘 아침 잠든 채로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1929년 시칠리아 트라파니에서 태어난 그는 제네바 CERN과 미국 페르미랩 등에서 연구하며 이탈리아 고에너지물리학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린 인물로 꼽힌다.

그는 1963년 시칠리아 에리체에 ‘에토레 마요라나 과학문화센터’를 세워 세계 각국 과학자들이 모이는 학술 교류의 장을 만들었고, 이탈리아 국립핵물리연구소(INFN) 회장과 유럽물리학회(EPS) 회장도 지냈다.

그는 아브루초 주의 그란사소 국립지하연구소(LNGS) 설립 구상에도 관여했다.

가톨릭 신자로서 ‘과학과 신앙의 대화’를 강조해온 점도 그의 특징이다. 그는 교황청 과학원 활동 회원으로도 이름을 올렸고, ‘과학과 신앙의 대화’를 강조해 왔다.

지키키는 점성술·미신을 “문화적 히로시마”라고 부르며 과학적 사고를 강조한 대중적 과학자였지만, 기후변화의 인간 책임과 다윈 진화론을 둘러싼 회의적 발언으로 논쟁을 빚었다.

지구온난화 논쟁에서는 ‘원인이 태양에 있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정치권에도 잠시 발을 들였다. 그는 2012년 시칠리아 주정부에서 문화재 담당 ‘아세소레’(장관급)로 임명됐으나, 이듬해 3월 직을 내려놓으며 짧은 공직 생활을 마쳤다.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이탈리아 정·관계와 학계에서 조문이 이어졌다. 귀도 크로세토 국방장관은 그를 “국가에 귀중한 자산”이라고 애도했고, 대학·연구장관 안나 마리아 베르니니도 “사람들의 마음에 과학의 불을 지필 줄 알았던 목소리”라고 평가했다.

INFN은 “연구 인프라와 과학문화 확산에 결정적 족적을 남겼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