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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불법 외환거래 단속 과정에서 6000억원대 규모의 불법 송금·환치기 정황을 적발했다. 온라인 도박자금 해외 유출, 가상자산 연계 무역대금 환치기, 수출단가 조작을 통한 조세회피 의심 거래 등이 주요 사례로 확인됐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지난 4월 30일 범정부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 회의를 열고 불법 외화 반출 및 환치기 단속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국가정보원,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참석했다. 대응반은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범정부 공조 체계 강화를 위해 지난 1월 출범했다.
이번 점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례는 소액해외송금업체를 통한 불법 외화 반출이다. 당국은 본인 외 제3자 입금이 가능한 가상계좌를 대량 발급하는 방식으로 자금 흐름을 분산한 뒤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수익 등 약 4000억원을 해외로 송금한 업체를 적발했다. 해당 업체는 등록 범위를 벗어난 외국환업을 영위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무역대금 환치기 사례도 적발됐다. 당국은 별도 신고나 등록 없이 중고차·부품 수출대금 약 2000억원을 해외 무역상으로부터 가상자산으로 수취한 뒤 이를 현금화해 수수료를 제외한 원화를 국내 수출업체에 지급한 환치기 업자를 검찰에 넘겼다. 수사당국은 자금을 수령한 수출업체들에 대해서도 외국환거래법 및 자금세탁 연계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수출단가를 낮춰 신고한 뒤 차액을 국내로 들여오는 방식의 탈루 의심 거래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당국은 고철 등 수출품의 신고 단가를 실제보다 최대 8분의 1 수준으로 낮춰 매출을 축소 신고한 뒤 누락된 대금을 차명계좌 기반 환치기 방식으로 국내 반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 중이다. 국세청은 해당 거래에 대해 조세포탈 여부를 별도로 점검하고 있다.
기관 간 공조도 강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소액해외송금업체 검사 과정에서 포착한 불법 송금 정황을 관세청에 넘기고, 관세청이 이를 수사해 검찰 송치로 연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세청은 외환거래와 연계된 탈세 혐의 추적에 나섰고, 국가정보원은 해외 연계 범죄정보 수집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불법 외환거래가 온라인 도박, 가상자산, 무역거래를 매개로 복합화·지능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관계부처는 향후 공조 체계를 유지하면서 외환 이상거래 점검, 자금세탁 연계 추적, 제도 개선을 병행할 방침이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