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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대신 우리 집에서 노후를? 초고령 사회의 해법 통합돌봄 시대의 개막

지난 27일 본격 시행에 들어간 의료 요양 지역사회 협력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 후 첫 월요일인 오늘부터 전국 현장에서 일제히 가동을 시작했다.

이제 아픈 노인이나 장애인이 정든 집을 떠나 요양병원이나 시설로 직행하던 시대는 저물고, 살던 곳에서 필요한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동시에 받는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체계가 본궤도에 올랐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이른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의 실현이다. 거동이 불편하더라도 자신이 익숙한 주거지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통합적인 지원망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이전까지는 보건소의 건강관리, 복지관의 가사 서비스, 병원의 치료가 각각 파편화되어 운영됐으나, 이제는 읍면동 통합지원 창구를 통해 이 모든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서비스 이용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체계적이다. 돌봄이 필요한 본인이나 가족이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이 접수되면 전담 케어매니저가 가정을 방문해 대상자의 건강 상태와 주거 환경을 조사한다.

이후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참여하는 사례회의를 통해 개인별 맞춤형 케어플랜이 수립된다. 여기에는 방문 진료, 방문 간호, 식사 배달, 이동 지원, 주거 환경 개선 등이 포함된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퇴원 환자 지원 시스템의 강화다.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환자가 가사나 간병의 공백으로 인해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는 재입원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퇴원 전부터 병원과 지자체가 협력해 재가 복지 서비스를 즉각 연계한다.

이를 위해 전국 시군구에는 통합지원 전담 조직이 설치되었으며, 지역 내 민간 의료기관과 복지 시설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합돌봄의 전면 시행이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는 최후의 보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순히 예산을 투입하는 차원을 넘어, 파편화된 전달 체계를 통합함으로써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혜자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주 법 시행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어디에 살더라도 수준 높은 통합 돌봄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향후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대상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의 병구완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던 간병 살인이나 독거노인의 고독사 같은 비극적인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도 이번 제도의 중요한 목표다.

본격적인 막을 올린 통합돌봄 시대가 우리 사회의 돌봄 부담을 어떻게 덜어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