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6.10.1 ⓒ 뉴스1 김영운 기자
한은이 27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1.0%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성장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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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전민 기자 =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1.0% 성장하며 예상을 크게 웃돌자 올해 연간 성장률이 4%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8~3.9%로 잇따라 높였다.
4분기 ‘제로 성장’만으로도 연간 성장률은 정부(3.0%)와 한국은행(3.3%) 등 주요 기관의 기존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3.6%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한은의 11월 수정 경제전망과 정부의 연말 전망에서 성장률을 얼마나 높일지 주목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설비투자 호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에 따라 내년 성장률 전망도 3%대로 높아지는 분위기다. 다만 반도체 가격 조정 가능성과 일부 업종에 쏠린 성장 구조는 변수로 꼽힌다.
한은이 27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1~3분기 누적 성장률은 전년 대비 3.6%다.
한은은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0%에 그쳐도 올해 연간 성장률은 3.6%, 4분기에 1.4% 이상 성장하면 4%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는 4분기 성장률이 0% 중반이면 연간 3.7%가 될 수 있다고 계산했다.
이는 주요 기관의 기존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성장률을 3.0%로 제시했다. 한은은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3.3%,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월 경제전망에서 3.2%를 제시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3.3%를 내놨다. 3%대 후반을 제시한 곳은 9월 3.7%를 전망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도였다.
증권가 “올해 3% 후반”…정부 7월 전망보다 최대 0.9%p 높아
증권사들은 이날 GDP 발표 직후 일제히 성장률 전망을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6%에서 3.9%로, 내년 전망치를 2.8%에서 3.3%로 각각 올렸다. 블룸버그 기준 금융시장 예상치(올해 3.5%, 내년 2.5%)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한국의 수출과 설비투자를 견인하는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말부터는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생산 확대도 본격화된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전망치를 3.6%에서 3.8%로, 내년 전망치를 2.9%에서 3.0%로 상향했다. 4분기에도 반도체 관련 투자 확대가 본격화하면서 전기 대비 0% 중후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3.8%로 높였고,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3%대 중반 성장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증권가 전망대로라면 올해 성장률은 정부의 7월 전망보다 최대 0.9%포인트(p) 높아진다. 한은은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을, 정부는 연말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전망치 상향 폭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정부는 경상성장률 전망도 크게 손질해야 한다. 재경부는 이날 올해 명목 GDP 증가율이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제시한 12.3%를 크게 웃돌아 20%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경부는 “상반기 높은 기저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해 3% 중반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4분기 제로 성장을 가정한 3.6%가 연간 성장률의 하한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동행 기자간담회에서 “남은 기간 새로운 외부 이벤트가 발생해 큰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면 (올해 성장률은) 3%대 중반도 가능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로 3.4~3.6%를 언급했다.
이 부총리는 “1분기 1.8%, 2분기 0.6%로 굉장히 가파르게 올라갔는데, 이 정도 상태에서 3분기까지 괜찮으면 성장률이 생각보다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3분기 성장률이 1.0%를 기록하면서 이 부총리가 제시한 범위의 상단인 3.6%는 4분기 제로 성장만으로도 달성 가능한 수치가 됐다.
내년도 ‘반도체 투자’가 견인…”가격 조정·성장 쏠림은 변수”
전망기관들은 내년에도 반도체 투자가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수출 증가세는 기저효과로 둔화하겠지만, 설비투자와 관련 기반시설 투자가 그 공백을 메울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세입 확대를 바탕으로 내년 정부 재정지출이 12.8% 늘어나는 점도 성장률 상향 요인으로 꼽았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증설 과정에서 장비뿐 아니라 팹 본체와 부지, 전력, 용수 등 기반시설 투자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투자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내수로 확산될 전망”이라며 “수출 기저효과로 순수출 성장 기여도는 약화되나 소비와 투자 회복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한동안 국내 성장은 제조업이 이끌 전망”이라며 “반도체 재고 사이클이 약해지면서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다소 낮아질 수 있지만, 절대적인 수출단가 수준이 높은 데다 고부가 메모리 물량 수요도 양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정부가 2조 6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특별회계를 신설해 제조업 AI 전환에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설비투자 환경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봤다.
반도체 업황은 내년 성장 경로의 가장 큰 변수다. 재경부 관계자는 “내년 중에는 가격이 한 번 꺾이는 시기가 올 것으로 보고 있고, 물량은 내년에 금년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관련 기업들의 자금조달 문제와 중국의 추격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성장이 반도체에 집중된 구조도 한계로 지적된다. 재경부에 따르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3.8% 가운데 반도체 기여도는 약 2%p로 절반을 넘었다. 1~9월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2%였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 일부의 폭발적인 소득 증가가 헤드라인 숫자를 끌어올리는 것과 별개로 내년에도 경제 전반의 수요가 과열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높은 명목성장률에 따른 낙수효과는 분명 나타날 것이나 아직은 확산보다 집중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