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코스피 사상 최고치에도
기업들, 주식시장 대신 은행 창구로 향해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의견
IPO 신중론 등 확산…”대출 창구 확대 요청”
은행 위험가중치 규제 완화 요구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5595.98포인트를 가리키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 날아올랐던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 및 유상증자 등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규모가 전년에 비해 되레 꺾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을 통한 기업 대출 수요는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시각, 시장의 변동성 확대, 기업공개(IPO)신중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은행 대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비금융업 204개사(상장사·비상장사 각 102개사, 온라인 응답)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자금조달 실태와 정책과제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자금조달 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 ‘위험가중치 완화 통한 기업대출 확대'(52.5%)를 꼽았다. 이어선 ‘발행어음·IMA를 통한 증권사 기업금융 확대'(23.5%), ‘정책금융 저리대출 확대'(13.7%), ‘회사채 시장 인프라 개선'(6.9%), ‘공적보증 유연화'(2.9%) 등 자본규제 정비와 발행 환경 개선을 지목했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대한상의 제공
기업들이 금융당국에 은행의 위험가중치 완화를 요청하고 나선 것은 기업 대출이 확대되도록 은행의 자본 적립 부담을 줄여달라는 것이다. 은행들은 위험가중치(손실 위험에 대비한 자본 적립)가 높아질 수록 더 많은 자본을 적립해야 한다.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 잔액 자체는 증가 추세에 있다. 은행 대출 수요 확대는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설명한다.
동시에 최근 1년간 가장 어려워진 자금조달 수단으로 ‘시중은행 차입'(43.6%)이 지목된 것도 자금 수요 확대, 대출 이자 부담 확대 탓으로 풀이된다. 이어선 ‘회사채 발행'(19.6%), ‘주식 발행'(14.2%), ‘정책금융'(11.8%), ‘지분투자 유치'(2.9%)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주식시장이 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31.4%에 그쳤고, ‘별 영향 없음’이 53.9%, ‘부정적 영향’도 14.7%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 오르던 5월 19일부터 6월 25일에 실시됐음을 감안해도, 주가 상승과 개별 기업의 실질 자금 조달이 함께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식(기업공개 및 유상증자) 발행액의 경우 2025년 1~5월 3조 8415억원에서 2026년 1~5월 2조 6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줄었다. 연도별로 보면 2021~2022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급감했다가 2025년 13조7000억원으로 회복되는 듯했으나, 올해 들어 1~5월 기준으로 다시 꺾였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공개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응답이 43.1%였던 반면, ‘여전히 신중하다’는 응답은 56.9%로 더 많았다. 상장에 신중한 이유로는 ‘상장 후 공시의무 및 규제 부담 증가'(43.1%,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고, ‘엄격한 상장 요건 충족의 어려움'(36.2%), ‘경영권 희석 및 주가관리 부담'(31.0%) 등이 뒤를 이었다.
송승혁 대한상의 금융산업팀장은 “지수 등락과 별개로, 기업이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느냐가 갈수록 관건이 되고 있다”며 “생산적 금융 전환이 본격 추진되는 만큼 그 효과가 기업 현장의 자금조달로 이어지도록, 은행의 기업여신 여력을 키우고 발행시장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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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