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정상적인 주거이동 제한
‘똘똘한 한 채’ 현상 심화할 우려도
초고가 1주택에 새 과세구간 검토
종부세 세액공제 실거주 기준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적용 횟수 제한이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주거이동을 위축시키고 ‘똘똘한 한 채’ 선호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부가 초고가 1주택자를 겨냥한 종합부동산세 강화에 무게를 둔 만큼 보유세와 거래세 간 균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양도세 비과세 횟수 제한 제외…실수요 이동 고려
27일 정부 등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이달 말 발표할 ‘2026 세제개편안’에서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적용 횟수 제한 방안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내부 논의 중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양도세 감면 기회를 무한대로 주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횟수를 제한하거나 첫 번째는 많이 해주고 두 번째는 덜 해주는 방안도 고민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현행 제도는 1세대 1주택자가 원칙적으로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할 경우 양도가액 12억원까지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취득 시기와 지역에 따라 거주요건이 추가될 수 있다. 비과세 혜택은 적용 횟수에 제한이 없어 집을 판 뒤 다시 1주택자가 돼 요건을 충족하면 반복해서 받을 수 있다.
정부가 횟수 제한 방안을 이번 개편안에서 제외한 것은 실수요자의 정상적인 주거이동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결혼과 출산, 가족 증가에 따라 더 넓은 주택으로 옮기는 것은 일반적인 생애주기상 주거이동이다. 비과세 혜택을 생애 한 차례로 제한하면 첫 주택에서 혜택을 모두 소진하거나 더 큰 절세효과를 기대해 주거이전을 미루는 등 시장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과세 적용 시점을 첫 주택 양도로 일률적으로 정하면 자산형성 초기 실수요자에게 불리하고, 납세자가 선택하도록 하면 절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혔다.
횟수 제한이 오히려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비과세 혜택에 횟수 제한이 생기거나 차등 혜택이 주어지면 수요자 입장에서는 그 혜택을 가장 가치가 큰 주택에 쓰려고 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상급지와 고가주택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정부가 억제하려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종부세는 강화…강남 고령층 ‘부담’
반면 정부는 초고가 1주택자를 중심으로 종부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과세기준을 신설하고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액공제를 차등화하는 방향이다. 비거주 1주택자 공제를 축소하거나 거주요건을 추가하는 방안 등이 고려된다.
현행 종부세는 1세대 1주택자가 장기보유·고령자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8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노후소득을 위해 1주택을 임대하고 본인은 더 저렴한 주택을 임차하는 비거주 고령층의 반발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점옥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부단장은 “종부세 세액공제 기준을 보유기간 대신 거주기간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며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 유동성 없이 주택을 보유하던 고령자들은 상속 계획을 다시 짜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보유세를 상당 수준 올리더라도 집을 파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보유세보다 양도세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라며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동시에 양도세를 강화하면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가 다시 매물잠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대토론회에서도 종부세 부담 능력을 단순히 현재 주택 가격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근 고가주택을 매입한 자산가와 달리 20여년 전 저가에 매입한 뒤 재건축으로 집값이 오른 고령층은 자산은 많지만 현금 소득은 적기 때문에 과세기준에 취득가나 보유기간을 반영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종부세 강화 기조를 내비치면서도 “보유세를 이연하는 방법도 있다”고 언급했다. 부동산 업계는 기존 종부세 납부유예와 분납 제도에 대해서도 개선안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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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미 최용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