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정보 게시판 모습.ⓒ 뉴스1 김성진 기자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직업계고 고졸인재 채용엑스포’에서 학생들이 채용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뉴스1 오대일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고졸 이하 졸업자 5명 중 1명은 졸업 후 취업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 이하 청년의 취업 무경험 비율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취업 시장에서 학력별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고졸 이하 졸업자는 대졸 이상보다 122만8000명 적었지만, 취업 무경험자는 30만4000명으로 대졸 이상(30만3000명)과 사실상 같은 수준이었다. 졸업자 감소에도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은 늘어나면서 고졸 청년층의 취업 어려움이 더욱 두드러졌다.
청년층 전반의 고용 상황도 악화했다. 졸업 후 현재 미취업 상태인 청년 가운데 1년 이상 장기 미취업자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고졸 청년의 취업 공백을 줄이기 위한 소득·훈련·취업 연계 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졸 취업 무경험자 30만 4000명…비중 역대 최고
27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5월 고졸 이하 졸업자 138만 8000명 가운데 졸업 후 취업 경험이 전혀 없는 청년은 30만 4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 2000명 증가했다.
취업 무경험 비율은 21.9%로 1년 전보다 3.7%포인트(p)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고졸 이하의 취업 무경험 비율 21.9%는 2004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고졸 이하 졸업자 수는 1년 새 5만 3000명 줄었다. 졸업자 자체가 감소했는데도 취업 무경험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반면 대졸 이상의 취업 무경험자는 30만 5000명에서 30만 3000명으로 2000명 감소했다. 다만 대졸 이상 졸업자 수가 줄면서 취업 무경험 비율은 11.2%에서 11.6%로 0.4%p 상승했다.
대졸 이상 졸업자는 261만 6000명으로 고졸 이하보다 122만 8000명 많았지만 취업 무경험자는 고졸 이하가 1000명 더 많았다. 이에 따라 학력별 취업 무경험 비율 격차는 지난해 7.0%p에서 올해 10.3%p로 확대됐다.
전체 최종학교 졸업자 중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은 60만 7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 9000명 늘었다. 비율은 15.2%로 1.6%p 상승했다. 증가분은 사실상 고졸 이하에서 발생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전반적인 추세를 보면 고졸 이하가 대졸 이상보다 직장 체험이나 직업교육·훈련 등 다양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실제 일자리 기회로 연결되는 사례도 상대적으로 적은 게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력직 선호 현상은 교육 정도별로 충격의 차이가 있어 고졸 이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청년층 전체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요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취업 경로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고졸 이하 취업 경험자는 신문·잡지·인터넷 등을 통한 응모가 37.6%로 가장 많았고 가족·친지 소개가 23.0%로 뒤를 이었다. 반면 대졸 이상은 공개채용시험이 32.9%로 가장 높았고 인터넷 등을 통한 응모가 26.2%를 차지했다.
장기 미취업 금융위기 이후 최고…’청년보장’ 재정립 필요
최종학교 졸업 후 현재 미취업 상태인 청년은 124만 3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 100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인 청년은 60만 5000명으로 전체의 48.6%를 차지했다. 비율은 전년보다 2.0%p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51.7% 이후 가장 높았다.
3년 이상 미취업자는 24만 1000명으로 1만 2000명 늘었다. 비율은 19.4%로 0.5%p 상승해 관련 항목을 작성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 이상 3년 미만도 11.2%로 3.2%p 올랐다.
미취업 기간 중 주된 활동은 직업교육·취업시험 준비가 39.3%로 가장 많았지만 전년보다 1.2%p 하락했다. 별다른 활동 없이 그냥 시간을 보냈다는 응답은 25.3%로 0.2%p 상승했다. 구직활동은 10.2%로 1.4%p, 진학 준비는 12.5%로 1.8%p 각각 올랐다.
졸업 후 첫 일자리가 임금근로자인 경우 전체 평균 취업 소요기간은 11.2개월로 전년보다 0.1개월 줄었다. 그러나 고졸 이하와 대졸 이상의 흐름은 엇갈렸다.
고졸 이하는 첫 취업까지 평균 1년 5.1개월이 걸려 전년보다 0.6개월 늘었다. 대졸 이상은 8.5개월로 0.3개월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학력별 첫 취업 소요기간 격차는 지난해 7.7개월에서 올해 8.6개월로 벌어졌다.
청년층 전반의 고용지표도 악화했다. 지난 5월 15~29세 취업자는 342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만 5000명 감소했다. 고용률은 43.8%로 2.4%p 하락했고 실업률은 7.2%로 0.6%p 상승했다. 경제활동참가율도 47.2%로 2.3%p 떨어졌다.
김성희 산업노동연구소장은 “고졸 청년은 청년 유휴화의 가장 심각한 당사자이자 졸업과 취업 사이의 공백을 메울 정책·제도가 미진한 데 따른 최대 피해자”라며 “고졸 유휴 청년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소득지원·훈련·취업을 묶은 종합 패키지를 청년 보장 관점에서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