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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PTPP 12개국 70건 검역… 사과·배 ‘수입 빗장’ 흔들리나

농산물 61건·축산물 9건 검역 진행

CPTPP 가입시 동식물 위생 완화

과일 농가 등 연 7100억 피해 예상

한미 FTA 이어 생산 감소 악영향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12개 가입국 전체가 한국시장 진출을 목표로 농축산물 수입검역 절차를 밟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껏 수입된 적 없는 사과·배를 포함해 70건 수입검역이 진행 중이다. CPTPP 가입시 수입산을 막던 검역 빗장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농업계는 수입 속도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6일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농산물(과채류)·축산물 수입 검역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12개국의 농산물 35개(라임류 등 유사품종 통합), 축산물 6개 총 41개 품목이 검역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별 수입 건수를 모두 더하면 농산물 61건, 축산물 9건 등 총 70건에 이른다.

수입검역 절차는 총 8단계다. 핵심은 위험평가인 3단계(예비위험평가)·4단계(수입위험평가)다. 5단계(위험관리방안)는 사실상 검역 마지노선이다. 이후 수입을 결정하는 수순이다.

CPTPP 가입 12개국 중 한국과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나라는 일본과 멕시코 뿐이다. 일본은 사과(5단계), 배(3단계), 쇠고기(3단계) 등이 진행 중이다. 멕시코는 닭고기(1단계), 오렌지(1단계) 등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품목별로 △패션푸르트는 브루나이(1단계)·베트남(2단계) △당근은 호주(5단계) △체리는 페루(1단계)·영국(2단계) △감자는 캐나다(1단계)·페루(1단계) △망고는 멕시코(4단계)·말레이시아(5단계) △자두는 호주(1단계)·뉴질랜드(4단계)·칠레(5단계) 등이다.

특히 지금까지 검역을 이유로 수입이 막혔던 사과, 배는 일본을 포함해 다수 국가와 검역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일본 이외에 사과는 호주(1단계)·뉴질랜드(3단계), 배는 호주(서양배, 1단계) 등도 분석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과, 배는 현재 수입검역협상이 타결된 국가가 없어 국내 수입이 불가하다”며 “나라별로 건너올 수 있는 전염병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별로 수입검역 협상을 진행한다. CPTPP에 가입한다고 해서 8단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CPTPP 가입시 동식물 위생·검역(SPS)이 완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달 국회입법조사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검역 관련 국가 재량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국 농축산물 검역에 대한 검증 요구를 수입국이 바로 처리하는 규약 등이 담겨서다. 수출국에 유리한 조치들이 담겨 농업 선진국들이 과학적 검역 증명을 국내에 요구하다 보면 8단계 절차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과일 농가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생산이 적은 수입산이 들어오더라도 기존 과일 대체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CPTPP 가입시 농업계 생산 감소액은 15년간 연평균 7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체결한 FTA 중 한미 FTA(815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생산 감소 영향이 예상된다. 한·EU FTA(1447억원), 한중 FTA(77억원)보다 더 크다. 과실, 축산, 채소, 식량작물, 특용·기타 순으로 부정적 영향이 닥칠 것으로 우려된다.

검역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2018년 12월 CPTPP 최초 발효 이후 12개 가입국 간에 농축산물 검역 속도가 급증한 사례가 없어서다. 12개국 가운데 수입검역 역량이 한국 보다 뛰어난 곳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도가 꼽힌다. 기존 8단계 수입검역 체계를 국내 과학 역량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농업계는 CPTPP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75개 농어업 단체가 모인 CPTPP 가입저지 농림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반대 집회를 예고했다. 국회 농해수위 위원들도 신중한 입장이다. 강승규 의원은 “SPS 기준 완화 압박에 밀려 섣불리 검역 빗장을 푼다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되기에 일방적인 가입 추진을 멈추고 농민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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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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