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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만 연소득 3.4배’ 자영업자…’최저임금 1.2만원’ 압박에 금리 공포까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지난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을 16.3% 인상된 1만 2천원을 요구하고 있다. 2026.6.25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자영업자의 가계대출 부담이 소득의 3배를 웃도는 수준에서 고착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최저임금 인상 논의까지 겹치면서 ‘이중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LTI)은 335% 안팎에서 5개 분기째 사실상 횡보하며 부채 부담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자 및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시에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 1만 2000원을 요구하면서 인건비 부담까지 확대될 경우, 자영업자의 비용 압박이 고용 축소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소득 3.4배 가계빚 그대로인데…한은 금리 인상 경로까지 ‘이중 부담’

29일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부채·LTI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LTI)은 335.3%로 집계됐다. 이는 자영업자 차주의 가계대출 규모가 연 소득의 약 3.4배 수준에 달한다는 의미다.

자영업자 LTI는 △지난해 1분기 336.9% △2분기 337.3% △3분기 337.1% △4분기 336.8% △올해 1분기 335.3%를 기록했다.

5개 분기 동안 최고치와 최저치 차이가 2.0%포인트(p)에 불과해, 자영업자의 가계빚 부담이 330%대 중후반 구간에서 사실상 횡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자영업자 차주의 가계대출 부담이 소득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비자영업자의 LTI는 지난해 1분기 219.8%에서 올해 1분기 223.2%로 220%대 초반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 기준 자영업자와 비자영업자 간 LTI 격차는 112.1%p로, 자영업자의 가계대출 부담이 비자영업자의 약 1.5배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자영업자에게는 추가 부담 요인이다.

지난 금통위에서 공개된 금통위원 7명의 향후 6개월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에서는 전체 21개 전망 가운데 19개가 인상을 가리켰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 대출 등을 중심으로 대출금리도 상승해, 자영업자 차주의 이자와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평균적으로 좋아졌다고 해도 모두의 사정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라며 “부채가 있는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져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1만 2000원’ 인상 요구 본격화…인건비 부담은 생활물가 전가 압력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이 소득의 세 배를 넘는 상황에서 노동계가 제시한 최저임금 시급 1만 2000원 요구안이 현실화할 경우, 부채 부담이 큰 자영업자의 압박은 커질 전망이다.

특히 자영업자는 사업장 인건비뿐 아니라 가계대출 원리금도 상환해야 하는 만큼, 최저임금 인상 폭이 커질수록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일부 비용을 판매가격에 전가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노동계는 현행 시급 1만 320원보다 16.3% 높은 1만 2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고, 경영계는 동결을 요구했다. 노사 간 최초 요구안 격차는 1680원이다.

시급 1만 2000원이 적용되면 월 환산액은 250만 8000원으로, 현행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인 215만 6880원보다 근로자 1명당 월 35만 1120원 늘어난다.

현재 최저임금은 시급 1만 320원, 월 환산액 215만 6880원이다.

자영업자의 높은 부채 부담과 내수 부진, 원재료비·임대료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인건비까지 빠르게 오르면 외식·개인서비스 등 생활 밀착 업종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 교수는 “부채 부담이 높은 자영업자,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며 “최저임금은 그 자체로 물가와 임금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훈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로 고물가·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에게,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공포와 노동계의 급격한 인건비 인상 요구는 사실상 폐업을 강요하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라며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연쇄 도산은 물론 민생경제 전반의 도미노식 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는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선제적인 종합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