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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59만·하이닉스 400만원"…'검은 월요일' 우려 속 노무라 "아직 저평가"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일본 노무라증권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두 기업을 전통적인 경기민감주가 아닌 인공지능(AI) 시대의 ‘구조적 성장주’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분석을 내놓으면서, 최근 미국 반도체 주가 급락으로 우려가 커진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지난 15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59만원(기존 34만원), 400만원(기존 234만원)으로 크게 올려 잡았다.

노무라증권이 이처럼 목표가를 대폭 상향한 핵심 논리는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방식의 전환’이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극심한 호황과 불황(흑자와 적자)을 반복하는 특성 탓에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을 주로 사용해 왔다.

꾸준한 이익을 전제로 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무라증권은 과거 PC나 스마트폰 수요에 따라 가격이 요동치던 시기가 지났다고 진단했다. 노무라 측은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약 6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시장이 두 회사의 수익 지속성을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PER 20배 안팎인 대만 TSMC 수준에 근접한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구조적 성장의 배경으로는 ‘AI 패러다임의 진화’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꼽힌다.

보고서는 AI가 대규모 지식을 주입하는 학습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서비스를 구현하는 ‘추론(Inference)’ 단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의 경우, 연산 결과를 임시 저장해 과거 계산을 생략하는 KV(Key-Value) 캐시 메모리 사용이 급증한다. 또한, 대규모 언어 모델이 외부 데이터를 검색해 답변을 고도화하는 검색증강생성(RAG) 기술 역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를 폭발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자본지출(CAPEX) 확대도 수요를 견인한다. 노무라증권은 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난해 1조 1600억 달러에서 2030년 6조 1300억 달러로 5배 이상 급증하고, 이 중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현재 9%에서 2030년 23%까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수급 불균형 속 장기계약으로 리스크 축소… 2028년 영업이익 ‘퀀텀 점프’ 전망

폭발하는 수요와 달리 공급은 턱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노무라증권은 향후 5년간 메모리 수요가 수천 배 규모로 늘어날 수 있는 반면, 공급 증가 속도는 5~6배 수준(연간 약 30%)에 그쳐 극심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와 같은 실적 변동성 우려도 일축했다. 현재 메모리 공급 계약 상당수가 선수금 지급과 설비투자 지원 약정이 포함된 3~5년 단위의 장기 공급 계약(LTA) 형태로 맺어지고 있어 실적 리스크가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수익성도 폭발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관측됐다.

노무라증권은 SK하이닉스의 HBM 기가바이트당 평균판매가격(ASP)이 2026년 12.90달러에서 2027년 20.90달러로 치솟을 것으로 예측했다.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파격적이다.

노무라 추정 기준 올해 307조원 수준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28년 511조원까지 늘어나고(단, 파운드리 수익성 개선 속도는 제한적으로 평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올해 281조원에서 2028년 480조원까지 폭증할 것으로 제시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