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종 세종대학교 교수
올해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은 1.7%로 지난 2020년 3·4분기(2.2%)에 이어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사이에 1.9%에서 2.5%로 0.6%p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성장 국면에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현재의 경제성장은 반도체 산업의 호황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노동일 주필이 27일 만난 김대종 세종대학교 교수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외환 보유고 부족과 국가 부채 증가로 인한 경제 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한 환율과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까지 거론하며, 정부의 외환 비축과 기업 친화적 정책을 위한 한미 통화 스와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K자형 양극화 심화되는 대한민국
올해 1·4분기 GDP 성장률 1.7%를 기록한 것에 대해, 김대종 교수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반도체 산업의 호황에 기인한다”라며 “현대차 등 다른 제조업 분야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주식 시장에서도 상장된 3000개 기업 중 60개 기업이 부도 처리됐으며,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기업 220개를 7월에 상장 폐지할 예정이다. 산업별로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김 교수는 올해 2·4분기 경제 성장률은 0.3%로 전망되며, 1·4분기 대비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동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한국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는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100%이며, 석유의 70%를 중동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중동 지역의 불안정은 에너지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라며 “높은 무역 의존도(GDP 대비 75%)는 한국 경제를 외부 충격에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라고 전한다.
김 교수는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로 인해 전반적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며 “반도체 수요 둔화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이는 고유가 및 고환율의 부정적인 영향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왼쪽)가 파이낸셜뉴스 노동일 주필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fnDB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김대종 교수는 외환보유고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200억달러(약 631조원) 수준이지만, 이중 현금성 자산은 5%인 210억달러(약 31조원)에 불과하다”라며 “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 또한 스위스(130%), 대만(80%)에 비해 한국은 20%로 현저히 낮으며 러시아의 절반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 비율을 고려하면, 한국은 약 1조달러까지 외환보유액을 비축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국가 부채도 위험 요인이다. 김 교수는 “순수 국채는 52%라고 하지만, 실질적인 한국의 국가 부채율은 181%로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IMF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부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2029년에는 위험 국가로 분류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자신들의 말을 잘 듣지 않으면 국가 신용등급을 하락시킬 수 있으며, 이는 즉각적인 외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환율은 86% 확률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외환위기 가능성은 30%로 예측된다 “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며 “IMF는 한국 경제 성장률은 유지되지만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는 외환보유액 확충,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국가 부채 건전성 확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