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 이정규 기자]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공항 임대료 인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누적 적자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디에프(DF)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2 권역(화장품·향수·주류·담배)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의결했다.
2023년 4월 10년 사업권을 따냈던 신세계면세점은 내년 4월 27일까지 영업을 이어간 뒤 계약을 종료한다.
회사는 “고환율, 경기 둔화, 소비 패턴 변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임대료 인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업권 반납에 따른 위약금은 약 1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회사 측은 “향후 누적 적자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돼 손실 최소화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30% 인하를 요구하며 법적 조정을 신청했으나 법원의 27.184% 인하 결정에 대해 공사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효력이 상실됐다.
이후 매월 60억~80억 원에 달하는 적자가 누적되자 사업권 포기를 확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달 DF1 권역을 반납한 신라면세점에 이어 두 번째 대형 면세사업자가 철수하면서 인천공항 DF1·DF2 면세구역은 모두 재입찰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업계는 잇따른 철수를 인천공항 면세사업의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결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매출 연동형 임대료 구조로는 수익 창출이 어렵다”며 “공항공사가 구조 개편에 나서지 않으면 입찰 유찰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철수 이후 명동 시내면세점과 DF4 권역(패션·잡화)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