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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가 회식 2차까지 하나요" …호프집 첫 2만개 아래로

호프주점 수 1만9천곳으로 감소

소주 한 병에 안주 ‘3만원’ 훌쩍

고물가에 소비자 발길 줄어들고

‘헬시플레저’ 열풍에 술 덜마셔

혼술 늘며 마트 등 주류 소비는 증가

고물가에 혼술족 등이 늘면서 통계 이후 처음으로 호프주점 수 2만개가 무너졌다. 2차, 3차까지 이어지던 회식 문화가 코로나19 이후 가볍게 1차만 즐기는 분위기로 바뀐 것도 직격탄을 날렸다.

14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국내 호프주점은 1만9057곳으로 집계됐다. 역대 8월기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2만개가 붕괴된 수치다. 전년 동기(2만1410개)와 비교하면 1년 새 2353개(11.0%) 감소한 규모다.

연도별 8월 기준 국내 호프주점 수는 2020년 3만825개, 2021년 2만7341개, 2022년 2만6358개, 2023년 2만5158개, 2024년 2만3546개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매년 1000여개씩 줄어들던 호프주점은 최근 2년 새 연간 2000개 넘게 급감하며 감소 추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호프주점 급감의 주된 요인으로는 경기 불황과 알코올 소비 위축이 꼽힌다. 내수 부진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유흥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22년 326만8623㎘ △2023년 323만7036㎘ △2024년 315만1371㎘ △2025년 298만7000㎘로,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높아진 인건비와 임대료가 고스란히 주류 가격에 반영되면서 술집을 찾는 발길은 더욱 뜸해졌다. 소주 한 병 가격이 6000원을 넘고 안주까지 더하면 3만원을 훌쩍 넘는 물가가 일반화되면서, 가벼운 술자리에 대한 진입장벽 자체가 높아진 탓이다.

코로나19 이후 실종된 단체 회식과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 역시 주류 소비 감소를 앞당겼다. 폭탄주를 돌리던 과거와 달리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챙기며 술을 덜 마시는 ‘비주류(非酒類) 사회’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올해 1월 발표한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0대의 주점 소비 금액은 전년 대비 20.9% 급감했고 30대 역시 15.5% 줄었다.

서울 왕십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점주 김 모 씨는 “옛날에는 밤 12시까지 거리가 북적였는데 요즘은 밤 9시만 넘어도 한산하다”며 “부어라 마셔라 하는 호프집보다는 칵테일이나 와인 등을 가볍게 즐기는 바에만 사람이 조금 있는 편”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한 주류 소비는 늘어나는 추세다. 한 잔을 마셔도 좋은 술을 마시려는 경험 소비가 중시되면서, 집에서 프리미엄 주류를 즐기는 이른바 혼술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롯데마트의 양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위스키는 13.6%, 일본 위스키는 12.6% 증가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시기 다양한 지원으로 버티던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며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집에서 다양한 주류를 즐기려는 등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것도 영향이 커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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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