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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7년 만에 0.9명대 회복 기대…혼인 둔화에 ‘1명 미만 정체’ 우려

경기 고양시 차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새터민 출신 이일덕·박효심 부부가 전통혼례식을 올리고 있다. ⓒ 뉴스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출생아가 26개월 연속 늘면서 올해 합계출산율이 7년 만에 0.9명대를 회복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출생 증가분의 73.4%가 첫째아에 집중된 가운데 혼인 증가세도 둔화하면서, 출산율이 1명 미만에서 장기 정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둘째아도 늘고 있지만 추가 출산이 확산하는 변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출생 증가세를 이어가려면 둘째·셋째 출산까지 뒷받침할 일자리·주거·돌봄 등 구조적인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출생아 26개월 증가에도…혼인 둔화에 ‘고착화’ 우려

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8월 출생아는 2만 3703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3.0% 늘며 2024년 7월부터 26개월 연속 증가했다.

올해 1~8월 누계 출생아는 19만 3783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4.5% 늘었다.

합계출산율은 지난 1월 0.99명으로 1명에 근접했고 2~4월에도 각각 0.93명을 기록했다. 8월은 0.87명으로 전년 동월(0.78명)보다 0.09명 높았다.

이에 올해 연간 출산율이 0.9명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인구전략위원회도 올해 합계출산율을 0.90명 수준으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2019년(0.92명) 이후 7년 만에 0.9명대를 회복하게 된다.

다만 인구전략위는 “혼인건수 등 선행지표를 고려하면 내년에도 출산율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상승 폭은 다소 축소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출생의 선행지표인 혼인은 증가 속도가 낮아지고 있다. 올해 1~8월 혼인 건수는 16만 5874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준 증가율은 2024년 12.2%에서 지난해 7.7%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도 축소됐다.

올해 안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분기 6.1%에서 2분기 4.9%로 낮아졌고 7~8월에는 4.2%를 기록했다. 8월 혼인은 1만 9218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1.2% 감소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출산율이 0.9명 초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혼인 증가세 둔화가 이후 출생아 증가 속도를 늦추면서 출산율이 1명 미만에서 장기 정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생 증가분 4명 중 3명꼴 첫째아…다자녀 출산 확산은 불투명

혼인 증가세 둔화가 우려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출생 반등이 첫째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출산 순위 미상을 제외한 올해 1~8월 출생아는 전년 동기보다 2만 3382명 늘었다. 이 중 첫째아 증가분은 1만 7162명으로 전체 증가분의 73.4%를 차지했다.

늘어난 출생아 4명 중 3명꼴로 첫째아였던 셈이다.

출산 순위별 증가율도 첫째아가 16.4%로 가장 높았고 둘째아는 11.6%였다. 셋째아 이상은 0.2%에 그쳤다.

둘째아도 6197명 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셋째아 이상은 23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혼인 증가세가 둔화하면 첫째아를 통한 출생 증가 여력도 약해질 수 있는 만큼 추가 출산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둘째아의 회복세가 지속되고 셋째아 이상까지 증가 흐름이 확산할지가 반등의 지속성을 가를 변수다.

다만 둘째아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추가 출산이 보편화하는 사회적 문화 변화가 나타났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반등에는 인구 규모가 큰 세대의 혼인·출산 연령 진입과 미뤄졌던 혼인의 회복도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 출생아 증가에는 인구 규모가 큰 1990년대 중반생 여성의 혼인·출산 연령 진입과 코로나19 시기 미뤄진 혼인의 회복이 크게 작용했다”며 “결혼·출산이 과거처럼 보편적인 문화로 다시 자리 잡았다고 볼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가운데 둘째아 출산이 더 크게 늘어날 조짐도 뚜렷하지 않다”며 “지원금 확대보다 청년 일자리와 지역 여건 등 결혼·출산을 뒷받침할 구조적인 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