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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33코스 숨겨진 명소…동해 감추사-도째비골 답사

강원도 동해시 용정동 해안가에는 작은 고찰이 있다. 감추사 주차장에서 영동선 철길 감추교를 건너 계단을 내려가면 바다가 숨겨 놓은 기도도량 감추사가 있다. 감추사는 작은 사찰이지만 천년이 넘은 고찰이다. 감추사는 해파랑길 33코스에 있다. 오늘 해파랑길 답사는 감추사에서 동해 묵호진동에 있는 까막바위까지다. 한걸음 한 걸음 내딛는 발걸음에 동해의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해안길이다.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이 만나는 수평선은 어디가 바다인지 하늘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해안길이다.

동해선 철길에서 감추사로 내려가면 작은 모래사장이 감추해변이다. 작지만 앙증맞은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감추해수욕장 한쪽에 석굴을 지나 감추사가 있다. 감추사는 작은 관음전 등 전각이 4채 밖에 없다. 전각들은 저마다 바위 틈새에 들어앉아 동해를 바라보는데 멋진 풍광이다. 감추사에는 관음상과 오층 석탑이 있다. 신라 진평왕 셋째 딸 선화공주가 기도하여 불치병을 치유했다는 석굴도 있는 효험이 있는 기도 도량이라고 한다. 감추사에서는 관음기도와 용궁기도를 정성스럽게 올리면 소원 한가지는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사찰이다.

감추사 오층 석탑에는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 사연이 있는 탑이다. 불자였던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감추사에 오층 석탑을 세웠다고 한다. 신라 26대 진평왕 선화공주가 백제 30대 임금 무왕(서동)과 결혼한 뒤 원인 모를 피부병을 치유하기 위해 석굴에서 3년 동안 기도를 드린 후 완쾌한 다음 석실암이라는 사찰을 건축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감추사 작은 절이지만 사시사철 많은 불자와 관광객이 찾는 고찰이라고 한다. 감추사에서 맞이하는 해맞이 모습도 장관이라는 귀띔이다. 감추해변의 환상적인 바위 절벽은 멋진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

감추사에서 감추산(33m)을 넘어가면 더 넓은 해수욕장이 있다. 해수욕장으로 가기 전에 숨어있는 기암 바위를 찾았다. 감추산 끝자락에 있는 하대암 바위다. 마치 추암 처럼 묵직하게 바다에 홀로 우뚝하게 서 있다. 바위 생김새가 촛대처럼 생겼다고 하여 촛대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최근에 이 바위를 찾은 사진작가들은 제임스 본드 주연의 007시리즈 촬영지인 세계 3대 절경으로 유명한 태국 푸켓팡이만의 바위를 닮았다 하여 제임스 본드 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위험하여 자세히 볼 수 없는 아쉬움이 남아 있는 하대암이다.

하선암 바위에서 되돌아 나와 한섬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한섬 해변 백사장에 너에게 감, 동해라고 조형물 초생달에 적어있다. 한섬 해변은 동해 시내와 인접해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이 많이 찾은 해수욕장이다. 한섬해수욕장을 행복한 섬해수욕장이라고 표시된 팻말이 서 있다. 하얗고 고운 백사장이 파란 바다와 조화를 이루는 해변이다. 한섬해수욕장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는 마치 뜨거운 여름날 젊음이들이 부르는 낭만의 노래소리처럼 들린다. 1970년대 목청 높여 불렀던 '해변으로 가요'라는 노랫소리가 들린 것 같은 한섬 해변이다.

동해 한섬해수욕장에는 파도로부터 해변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테트라포드를 이용한 조형물이 있다. 1년 12달을 달마다 걸맞은 단어들로 표시하고 커다란 테트라포드에 아름답게 꽃을 그리고 색칠하여 놓았다. 해변에 있는 무거운 조형물이지만 관광객을 위해 만들어 놓았다. 지나가는 길에 누구나 할 것 없이 읽고 보고 호감을 사게 한다. 그 한 예로 2월 물망초, ‘그저 나를 잊지 말아요’라고 적어있다. 행복한 섬길이다.

한섬해수욕장 나무데크 다리를 건너면 작은 카페가 있다. 파란 바다를 보면서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는 분위기 있는 카페다. 카페를 돌아서 작은 동산 송림으로 향한다. 바다를 향해 뻗어있는 울창한 소나무 한 그루마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사납고 매서운 바닷바람과 맞서 꿋꿋하게 서 있는 모습이 경이롭다. 그 소나무 밑으로 걷기 좋은 해파랑길이 조성되어 있다. 이 길을 걷는 발걸음 자체가 힐링이다. 가다 멈추어 바다를 내려다보면 거기가 쉼터고 아름다운 동해 절경에 취한다. 막걸리 한잔이라도 마시면 좋을 것 같지만 차 한잔으로 여유 있는 비움이 시간을 갖는다.

울창한 솔밭 사이에 있는 관해정을 지나는데 아름드리 소나무 밑에 기암절벽이 있다. 기암 적벽 사이의 열 평쯤 돼 보이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작고 하얀 몽돌밭이 보이는데 10여 명이 앉아 놀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으로 담은 후 배 모양의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는 배를 타고 항해하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래서 동해의 해파랑길 33~34구간은 낭만이 있는 길로 널리 알려진 길이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면서 걷는 길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동해를 바라다보면서 걸어가는 멋과 맛은 걷는 사람의 몫이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세상이 절경이다.

해파랑길을 걸을 때마다, 구간별로 한 번씩 걸을 때마다 10년은 젊어지는 느낌의 길이다. 동해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은 대표적인 도보 여행길이라고 한다. 바닷가 절벽에 소나무와 기암이 있는데 마치 호랑이 얼굴을 하고 있다. 자연은 예술가다. 비바람과 태풍이 만들어 놓은 자연의 조각상들은 예술가를 능가하는 예술가다. 솔밭길을 돌고 돌아서니 또 다른 모습의 작은 포구의 방파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동해에 남아있는 마지막 철조망 보전구간이 있다. 산 죽나무 사이로 철조망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철조망은 1968년 11월 울진 삼척 지역의 북한 비정규군이 침투사건을 계기로 설치된 철조망이라고 한다. 그러나 행복한 섬길 조성사업을 위하여 2021년 6월에 철책을 철거하고 한반도 분단의 아픔과 안보 교육의 현장으로 기억하고자 철책 일부를 남겨놓은 구간이라고 한다. 평화스럽게 보이는 해안의 절경이지만 다시금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을 느끼게 하는 구간이다.

해파랑길 철조망 지대를 지나면 또 하는 열린 전망대가 있다. 정말 멍때리기 좋은 장소다. 잠시 앉아 쉼을 갖는데 바다와 한 몸이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전망대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전망대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해파랑길을 내려가면 작은 포구가 있다. 동해시 천곡동에 있는 천곡항이다. 요트가 보이고 웅장한 방파제가 있다. 그리고 ‘GOOD 행복한 섬’이라는 구호가 포구를 빛나게 한다. 천곡항은 작지만 아름다운 해변 풍경이다. 동해의 수많은 해수욕장과는 달리 작고 아담한 항구, 아니 포구다. 낚시꾼들이 손 끝맛을 느낄 수 있어 즐겨 찾는 명소라고 한다.

해안의 작은 고개를 또 하나 넘으면 해초와 이끼 냄새가 진동한 포구가 있다. 바다 내음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포구다. 다른 곳에서 맡은 바다 냄새와는 다르다. 작은 어촌 마을은 고불개 해변이다. 맑은 바닷물이 모래가 아닌 몽돌밭을 철썩이는데 그 파도 소리가 아름다운 화음처럼 들린다. 고요한 해변이다. 해변에 바다를 보면서 작은 개와 함께 바다를 보면서 멍때리는 어린 왕자가 앉아 있다. 호랑이 바위라고 명명된 곳의 기암절벽을 그대로 지나칠 수 없다. 한 장의 사진을 남긴다. 이제부터 부지런히 도째비골까지 걸어야 한다.

동해시에 있는 작은 어촌마을 하평해수욕장의 도착이다. 마을은 깨끗하고 조용하여 가족 단위 관광객이 즐겨 찾은 해변이라 한다. 하평해변 앞에는 해다리 바위 일명 물개 바위가 있는데 한때 물개들이 많이 살았다고 한다. 작은 횟집이 있다. 동해 해양경찰대 항구를 지난 묵호항에 도착하면 이 고장의 맛을 자랑하는 곰치국 식당들이 즐비하다. 해장국으로 사랑받는 곰치국이다. 곰치는 흐물흐물한 살이 군침을 흘리게 하는데 어느 곳은 물 텀벙, 어느 지역은 물메기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도째비골 논골마을에 도착했다. 도째비라는 말은 도깨비의 방언이다. 도깨비 마을 해변에 도깨비방망이를 형상화하여 바다를 향해 만들어 놓은 해상보도 교량이 있다. 이곳 풍경은 지난가을에 답사했던 해파랑길 구간이다. 동행의 랜드마크가 있는 해안길이다. 파란색의 진입 터널을 지나는 바다를 향해 뻗어있는 해랑전망대가 있다. 해랑이라는 의미는 바다와 파도를 의미한다고 한다. 전망대에는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바람이 불지 않은 날이라 관광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해랑 전망대에는 유리로 만들어 놓은 잔도길도 있다.

묵호항 해안 거리는 눈길이 마주치는 곳마다 아름답다. 해랑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논골마을도 정겹게 보인다. 논골마을은 한국의 산토리니로 추억과 낭만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 마을은 옛날 어부들이 살던 비탈진 벼랑마을이다. 논골마을은 엣 정취 그대로 보전하여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하는 마을이다. 해랑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논골마을 정상에 동해의 상징 동해 등대가 있다. 등대 밑으로는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우람하게 보인다. 스카이밸리에 올라 동해를 바라보면 그 아찔한 맛은 짜릿한 느낌을 안겨준다.

동해 일출해변의 문어상과 전망대 그리고 남대문의 정동방 까막바위에서 오늘의 답사 일정을 마무리한다. 문어상에 대한 유래는 옛날, 이 마을을 지키던 용맹한 장수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호장과 마을을 약탈하려던 배가 들어와 야단법석하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천둥 번개가 치면서 배가 뒤집혀 호장과 마을을 앙탈로부터 구했다고 한다. 남은 배 한 척으로 도망치려고 하는데 이때 거대한 문어 한 마리가 나타나 그 배를 뒤집고 침입자 모두를 죽었다는 전설이다. 설화의 내용은 호장이 문어로 변신하여 마을 지켰다는 것이다. 그 이후 마을은 평온하게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